

중소상인과 결혼이주여성, 여성운동가 등 4명이 서울의 또 다른 명예부시장으로 위촉됐다.
서울시는 9일 4명의 명예부시장을 위촉했다. 지난 2월 장애인·청년·어르신 명예부시장을 위촉한 뒤 5개월 만이다. 이로서 올해 위촉된 서울시 명예부시장은 총 7명.
박원순 서울시장은 위촉식에서 "이 자리에 네 분을 더 모실 수 있어서 기쁘다"며 "명예부시장들께서 서울시민에게 도움이 되고 시정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새롭게 선정된 명예부시장 4명 중 2명은 중소상인으로 현대 유통상사를 35년째 운영하며 건어물 도매업을 해온 김정안(62) 서울상인연합회 부회장과 인태연(49) 전국 유통상인연합회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각각 전통상인 명예부시장과 중소상인 명예부시장으로 임명됐다.
김정안 전통상인 명예부시장은 "오늘부터 서울시민과 상인을 위해 25개 자치구를 돌며 현장의 이야기를 귀에 담아 장단점을 전달하겠다"며 명예부시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인태연 중소상인 명예부시장은 "그동안 상인들은 힘든 점을 어떤 방식으로 얘기할지, 어떤 방법으로 풀어나가야 할 지를 몰랐었다"며 "시 차원에서 발언을 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상인 정책이 시설 개선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며 "시장 상인들의 목소리를 모아 더 많은 상인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성운동가로 활동해오다 여성 명예부시장으로 선정된 박신연숙(45·여)씨는 풀뿌리여성단체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1980년대 우연히 읽은 여성학 책에 이끌려 여성인권운동가로 변신했다는 박신씨는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돼 삶을 바꿀 수 있게 된다면 행복한 서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시민이 시장이다'라는 표현을 들을 때마다 참여는 혜택이 아닌 권리라는 생각을 한다. 함께하는 마음으로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외국인 명예부시장에는 지난 2002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이주한 몽골 출신의 온드라(39·여)씨가 선정됐다.
한국으로 이주한 뒤 다문화 가정이 겪는 선입견과 차별, 아이들의 왕따문제를 모른척할 수 없어 '한국건강가정진흥원 다누리콜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을 하게 됐다고 했다.
온드라씨는 "결혼이민자를 대표하게 돼 가슴이 벅차면서도 어깨가 무겁다"는 말로 선정 소감을 말하기 시작했다.
이어 "이주여성이 늘고 이에 따라 생애주기별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다문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많은 활동을 통해 서울에 사는 외국인이 '서울에 사는 외국인'이 아니라 서울시민으로 살 수 있게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박 시장은 위촉식에서 "명예부시장들이 현장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제대로된 지원을 해주지 못하는 점 반성한다"며 "자원봉사직이긴 하지만 그에 따르는 비용부담은 시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수당 또는 급여 형태의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서울에는 장애인·어르신·청년·전통상인·중소상인·외국인·여성 등 7개 분야에 걸쳐 명예시장이 활동을 하게 된다.
이들은 1년 동안 무보수 명예직으로 현장의 소리를 시정에 담아낼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