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다시 송전선로입니까?”
최근 본 위원장은 산림청 산불예방종합상황실 모니터에 표시된 안성시 전역의 항공지도 위에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십에서 수백 개의 송전탑 아이콘이 화면을 가득 채우며 안성시를 동서남북으로 촘촘하게 가로지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도상 흰색 삼각형으로 표시된 수많은 송전선로는 마치 거미줄처럼 안성의 산과 들, 마을을 에워싸고 있었습니다.
이는 단지 시각적인 충격만이 아닙니다. 이 화면이 보여주는 것은 명백한 현실이며, 안성시가 이미 전국에서 손꼽히는 송전선로 밀집 지역이 되었음을 여실히 입증하는 증거입니다.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남북으로, 서안성과 동안을 관통하며 설치된 초고압 송전선로는 마을의 경관을 해치고, 전자파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과 건강 우려를 불러일으키며, 지역발전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은 삶의 터전 위로 거대한 철탑이 들어설 때마다 설명도, 동의도, 대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관철되는 행정절차에 좌절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또다시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와 연계된 신규 송전선로가 추진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안성시민들은 단호히 말합니다. “더 이상은 안 된다!”
현재 안성시에는 이미 350기 이상의 송전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한전이 밝힌 3개 신규 송전선로 사업이 모두 안성시를 지나갈 경우, 최대 350기의 신규 송전탑이 추가 설치될 수 있다고 합니다.
총 700기가 넘는 철탑이 시민의 삶을 감싸는 상황. 이것은 '전력 인프라'가 아니라 '지역 파괴'입니다.
안성시는 이미 환경적·사회적 수용 능력의 한계를 넘었습니다. 송전선로는 더 이상 '필요악'으로 포장되어선 안 되며, 안성시민의 희생을 전제로 한 국가 기간산업 논리는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안성시의회는 시민들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지방자치의 기본은 시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최우선에 두는 것입니다. 더 이상 안성의 하늘과 땅을 가르는 송전탑이 세워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제는 안성시도, 안성시민도, 전국 어디보다도 먼저 전력 인프라 불균형의 피해자로서 보호받아야 할 시점입니다.
이제는 그만해야 합니다. 이제는 막아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