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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회에 ‘차벽’ 설치…文정부 들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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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회에 ‘차벽’ 설치…文정부 들어 ‘처음’
  • 김성민 기자
  • 승인 2017.11.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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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버스 U자 형태로 광화문 감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7일 진보단체들의 반대 집회 현장에서 경찰이 해산 명령 후 차벽을 설치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첫 차벽 설치다.

7일 경찰은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반대 집회를 진행하던 ‘NO트럼프 공동행동’(공동행동)이 해산 명령에 불응하자 차벽을 설치했다. 경찰은 20여대의 경찰 버스로 광화문 광장을 U자 형태로 감싸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길을 막았다.

이날 220여개 진보단체들로 구성된 공동행동 측은 오후 1시로 계획된 집회를 위해 광화문 광장 앞 이순신 동상 앞에 모여들었다. 

하지만 경찰들이 경호 구역이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막아섰고 시민들은 이에 항의하며 경찰과 약 1시간 가량 대치했다.

경찰 측은 “광화문 광장이 집회·시위가 가능하지만 대통령 경호 등의 이유로 일부 지역의 경우는 제한할 수 있다”며 “광화문 광장이 이동 경로에 속하기 때문에 경호구역을 설정할 수 있으며 (오늘) 설정 됐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광장의 남단을 메우고 “트럼프 물러가라”, “무기 강매 중단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이에 경찰은 오후 1시35분께부터 “양쪽 횡단보도가 완전히 막혀 통행이 어렵다. 이순신 동상 앞의 공간으로 와서 의사 표시를 해 달라”며 경고 방송을 5차례 진행했다.

대치가 격화되고 일부 시민이 피켓을 던지는 등 분위기가 고조되자 경찰은 오후 2시16분께 경찰 버스들을 이용해 차벽을 설치했다. 차벽을 설치하던 도중 경찰은 1차 해산 명령을 했다.

차벽 설치를 마무리한 이후 경찰은 한 번 더 해산 명령을 내렸으나 대치는 해소되지 않았다. 공동행동 측은 항의를 이어가던 도중 평택에서 출발한 트럼프가 광화문 광장을 경유해 가자 피켓을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현재는 자리를 옮겨 예정대로 오후3시께부터 집회를 진행 중이다. 

이날의 차벽 설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집회·시위 현장에서는 처음 실행된 것이라 눈길을 끈다. 경찰이 마지막으로 집회·시위 현장에서 차벽 설치를 한 것은 지난 4월 26일 경북 성주군에 사드 장비를 반입할 당시다.

지난 9월 7일 경찰개혁위원회는 집회시위 자유 보장 권고안을 발표하며 차벽을 폭력성이나 불법성이 없는 집회시위에는 원칙적으로 배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발표 2달 만에 차벽 설치 사례가 나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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