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민주당의 당대표직을 사임한다”며 사실상 당대표직 연임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친명(친이재명)계도 곧바로 ‘이재명 2기 지도부’를 함께할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지며 ‘당대명’(당연히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이재명 일극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는 모양새인데 이에 대한 중도층의 우려와 반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후 대표직을 내려놨다. 이 대표가 연임하게 되면 2000년 출범한 새천년민주당 이후 민주당계 정당에선 처음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새정치국민회의와 새천년민주당 총재를 지냈는데, 당시는 대통령이 정당 대표를 겸하던 시절이다.
이 대표와 호흡을 맞출 최고위원도 친명계 일색으로 채워질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이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강경 친명으로 분류되는 강선우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처음으로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역시 친명계 재선인 김병주 의원도 이날 출사표를 던지며 “최고위원이 돼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 지켜내겠다”고 공언했다.
두 의원 외에 4선 김민석 의원과 3선 전현희 의원, 재선 민형배·한준호 의원 등이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거론되는데 모두 친명계다. 원외에서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지호 상근부대변인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2026년 6월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쥔 시도당 위원장에도 친명 인사가 대거 나선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김승원 경기도당·강위원 광주시당·이광희 충북도당·이영수 경북도당·이재성 부산시당·허소 대구시당·송순호 경남도당 위원장 출마 예정자는 전날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과 함께 정권교체’ 등을 기치로 내걸었다. 상당수는 강성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 소속이다.
이에 따라 이재명 2기 지도부 체제는 이 대표 일극체제가 더욱 공고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대표 측도 독주에 따른 여론의 비판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에 비명(비이재명)계 중진 중 한 명이 이 대표 대항마로 나서줄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비명계 중에서 당 대표 도전 가능성이 점쳐졌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박용진 전 의원도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데다 민주당이 이 대표 체제로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출마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