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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35일째 무소식…방어 성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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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35일째 무소식…방어 성공했나
  • 조성삼 기자
  • 승인 2019.11.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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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끝으로 집돼지 등 양돈농장서 발생 안해
▲ 돼지열병 추가 발견됐던 강화도 돼지농장.
▲ 돼지열병 추가 발견됐던 강화도 돼지농장.

11일 농식품부와 경기도,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경기 연천군 신서면 양돈농장에서 ASF 확진 판정이 나온 뒤 이날까지 34일째 ASF 추가 감염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9월 16일 파주 연다산동 양돈농장에서 국내 첫 ASF가 발생하자 지침상의 500m이내 돼지 살처분 조치보다 강력한 발생농장 3㎞이내 돼지 전량 살처분 조치를 취했다.

이후 연천군과 김포시, 인천 강화군에서도 ASF 확진 농장이 잇달아 발생하자 국내에서는 전세계적인 아프리카 돼지열병 판데믹(PANDEMIC)에 한국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인천 강화군을 시작으로 김포시, 파주시에 대해 지역 내 돼지 전량 수매 또는 살처분이라는 농식품부의 초강력 조치가 나왔고, 발생농장 10㎞ 이내로 범위가 결정됐던 연천군에 대해서도 사육돼지 전량 수매 또는 살처분이 추가 결정됐다.

여기에 대해서는 농가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멀쩡한 돼지를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면서 방역을 위해 살처분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선뜻 동의할 농장주는 많지 않았고, 보상 현실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집회 등을 통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ASF 발생이 집중됐던 초기에 과감하게 지역 내 돼지 전량 제거해 감염대상을 없앤 작전이 성공하면서 국내 첫 ASF 발생 사태는 일단 위기를 넘긴 분위기다.

계속된 스탠드스틸(StandStill) 발동과 축산분뇨 반출제한 등 과하다 싶을 정도의 방역조치가 초기 발생지역에서의 타 지역 전파를 막은 것이다.

아직 결과 판단은 이르지만 나머지 농가에 대비할 시간을 벌어준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긍정적 평가는 농식품부가 받았지만, 경기도와 경기북부 각 지자체, 유관기관들의 각고의 노력도 반드시 평가돼야 할 부분이다.

ASF 발생 후 지자체와 경찰, 소방 등 거의 모든 공무원이 열악한 여건에서 2~3교대로 일상 근무와 야간 초소 근무를 병행하며 바이러스 유출을 막았고, 유기적인 협력으로 인근 지자체로의 전파를 막아냈다.

이 같은 방역당국의 노력과 별도로 이번 ASF 초기 차단의 1등 공신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농민들이다.

국내 첫 ASF 발생농장의 농장주는 누구보다 빠른 판단으로 ASF 의심증상을 인지했고, 해외에 있던 담당 수의사와 연락해 신속한 신고 조치로 방역 인력 투입시간을 24시간 이상 앞당겼다.

ASF 확진 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지만, 주변 양돈농장과 국내 양돈산업을 생각해 누구 하나 숨기지 않고 신속하게 방역당국에 신고를 접수했다.

이는 40년 이상 아프리카 돼지열병을 연구한 스페인 마드리드 수의대 교수 마누엘 산체스 비스카이노 박사가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거론된 바 있다.

이미 국내에 유입된 ASF에 대한 대응은 이제 겨우 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방역당국에는 ASF 감염 매개체가 될 수 있는 20만 마리의 야생멧돼지를 막아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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