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학력 여성일수록 경력단절로 인한 생애소득 손실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생애소득이란 재직기간 보수와 퇴직소득을 합산한 뒤 보험료를 뺀 값으로, 직장인이 첫 취업 후 평생동안 받는 소득의 총액을 뜻한다.
이혜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28일 내놓은 '여성 경력단절에 따른 소득손실 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대졸 여성의 고용률은 60.5%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9.3%보다 18.8%포인트 낮다. 전 학력 평균 여성 고용률 격차(8.3%포인트)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대졸 이상 여성의 경력단절은 고졸 여성보다 재취업시 발생하는 마찰이나 손실이 크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은 30세를 기점으로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후 회복되지 못해 L자 형태를 띈다"고 말했다. 대졸여성은 근무환경이나 임금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은데다 주로 정규직이나 경력이 중요시되는 직종에 취직한 경우가 많다 일단 경력단절을 경험하면 재취업시 요구사항을 만족시킬만한 일자리가 제한적이어서 아예 구직을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높은 대졸여성 인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얻는 경제적 손실은 더 크다"고 말했다.
대졸 여성의 잠재소득 손실분은 지난해 기준 약 30조원이다.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717만원으로 고졸 여성(389만원)보다 2배 가량 높다.
또 지난 2011년 기준 5억9000만원인 20대 여성의 생애 근로소득을 남녀간 임금비율이 OECD 평균 수준으로 상승한다는 가정 하에 구해보면, 총 10억6000만원까지 증가해 경력단절에 따른 생애소득 상실분은 4억7000만원에 달했다. 대졸 여성은 이보다 큰 6억3000만원이었다.
이 연구원은 "여성이 일을 계속했을 때 얻는 잠재소득과 실제소득과의 차이가 커질수록 경력단절을 회피하려는 유인이 커져 만혼과 저출산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저출산 추세를 막으면서 능력있는 여성의 잠재력을 살리는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 대안으로는 ▲경력단절 위험비용 공공화 ▲유연근무제 도입 ▲육아휴직제도 개선 ▲탄력 근무시간제 확대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