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황의수)는 수백억원대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의혹을 받고 있는 에너지개발업체 유아이에너지 최규선(53) 대표를 전날 소환했다고 3일 밝혔다.
최 대표는 이라크 쿠르드 유전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쿠르드 지방정부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3000만 달러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현대피엔씨 회사 자금을 유령회사를 통해 단기대여금 형식으로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다.
현대피앤씨는 현대페인트 전신으로 2007년 유아이에너지에 인수됐다.
검찰은 최 대표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지 두 달여만에 최 대표를 다시 소환해 유전사업 수주 추진과정과 구체적인 계약 내용, 공사대금의 사용처 등에 대한 보강수사를 벌였다.
최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1차 소환조사와 비슷하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대표의 진술내용과 압수물 분석결과 등을 토대로 최 대표를 다시 소환할지, 사전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유상증자를 앞두고 허위공시로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로 유아이에너지와 최 대표를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최 대표는 '이라크 바지안 광구에서 천연가스가 발견돼 900억여원의 예상 수익이 기대된다'는 전망치로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현지 사업이 지지부진해 투자 사기 의혹을 받았다.
증선위는 또 최 대표가 해외에서 매출채권 715만달러를 회수한 것처럼 법인통장을 위조한 혐의 등으로도 함께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2월13일 최 대표를 한 차례 소환해 관련 의혹 등에 대해 추궁한 뒤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주요범죄 혐의에 대해 아직까지 불분명한 점이 있어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기각했다.
이후 검찰은 최 대표가 현대피앤씨의 자금을 횡령했다는 추가 정황을 포착하고 현대피앤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한 바 있다.
한편 최 대표는 김대중 정부 시절 김 전 대통령의 두 아들인 홍업·홍걸씨가 구속되는 계기가 된 '최규선 게이트'로 파문을 일으킨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