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폭스바겐의 폴로를 시작으로 국내 엔트리 카(생애 첫 차) 시장을 둘러싼 자동차 업체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오는 25일부터 2000만원대 소형 해치백 '폴로'를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다. 폴로는 1975년 1세대 모델을 선보인 이후 38년간 세계 시장에서 약 1600만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지속하고 있는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인기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16인치 알로이 휠, LED 번호판 조명 등 R-라인 외관 패키지와 1.6 TDI 엔진, 7단 DSG 변속기를 탑재한 모델이 출시된다. 가격은 2000만원대 중반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가격이 현실화 되면 수입차 중에선 닛산 큐브(2260만~2560만원)에 이어 2번째로 가격이 낮은 수입차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한국닛산도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큐브'에 이어 이르면 올 하반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쥬크'를 출시할 예정이다. 독특한 디자인이 강점인 쥬크는 2010년 출시 후 글로벌 시장에서 50만대 이상이 팔려나간 대표적인 인기 소형 SUV 모델이다.
벤츠코리아도 올 여름 전략 소형차 '뉴 A클래스'를 출시하며 엔트리급 경쟁에 가세한다.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해 디젤 모델이 우선적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은 B클래스와 비슷한 4000만원대로 출시될 전망이다.
이밖에 푸조 역시 올해 중 소형 해치백 '208'의 고성능 버전인 'GTi'를, 시트로앵은 깜찍한 디자인에 소프트톱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DS3 카브리오' 출시를 검토 중이다.
BMW코리아는 이미 지난해 9월 엔트리급 소형차 '1' 시리즈 판매에 들어갔다. 1시리즈는 올해에만 총 283대가 판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인 232대를 훌쩍 넘어섰다.
그동안 '고급' 이미지로 중무장해 온 수입차 업계가 이처럼 엔트리급 모델 출시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엔트리 카는 업체들에 큰 수익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20~30대 젊은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어 가격은 최대한 저렴하게 책정해야 하지만, 그러면서도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성능을 갖춰야 하기 때문.
이런 까다로운 조건에서도 수입차들이 엔트리 카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가능한 많은 소비자들이 더 빨리 자사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55%가 엔트리 카로 선택한 브랜드의 중대형차를 구매한다. 즉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을 쫒기 보다는 앞으로 평생 고객이 될 수 있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롱텀' 전략인 셈이다.
이처럼 브랜드 경쟁력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수입차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수입차들의 공세를 막기 위해 국내 완성차 업계도 엔트리급 차량을 속속 출시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현대차는 지난 2일 엔트리급 모델인 아반떼 쿠페를 출시했고, 한국GM도 최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를 내놨다.
국산차들의 가격인하 전략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GM은 지난 17일 차세대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는 등 사양은 높이면서도 가격은 100만원 이상 낮춘 신형 크루즈 공식 판매에 들어갔다. 준중형 쉐보레 크루즈의 상품성을 개선한 '2014 G2 크루즈'의 가격은 1683만원부터 시작된다.
현대차 역시 이에 앞서 올 1월 쏘나타·제네시스·제네시스 쿠페·싼타페·베라크루즈 등 5개 차종의 가격을 최대 100만원 내렸고, 기아차도 K9을 291만원 낮췄다. 또 3월에도 현대차는 2013년형 i30를 출시하면서 가격은 25만~100만원, i40도 기존 모델에 비해 5만~25만원 인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