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은 14일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해 "아무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비난하며 대화가 이뤄지는 것은 남측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개성공업지구를 위기에 몰아넣은 저들의 범죄적 죄행을 꼬리자르기 하고 내외여론을 오도하며 대결적 정체를 가리우기 위한 교활한 술책"이라고 이같이 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북침핵전쟁 연습과 동족대결모략책동에 매달려온 자들이 사죄나 책임에 대한 말한마디 없이 대화를 운운한 것은 너무도 철면피한 행위"라면서 "대화 제의라는 것을 들여다보아도 아무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오늘의 파국적 사태를 초래한 것은 누구인데 우리와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솔직하고 진지한 태도는 꼬물만치도 보이지 않고 북의 생각이 무엇인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나 보겠다고 하는 것은 오만무례의 극치"라고 거듭 비난했다.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거론하며 "남조선집권자와 통일부 수장이라는자가 대화제의를 하면서 '도발'이니 '핵포기'니 '변화'니 '악순환의 반복'이니 하는 독기어린 망발을 떠들어댄 것은 그들이 적대의식과 대결적속심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조건에서 과연 대화가 가능하며 그런 대화가 어떤 결과를 빚어낼 지 상상이나 해보았는가"라며 "남조선의 현 집권자(박근혜 대통령)는 1970년대 초 유신정권이 떠들던 대화없는 대결로부터 대화있는 대결 정책을 그대로 본따려하는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라면 대화요 뭐요 하는 연극을 차라리 걷어치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북남대화는 장난이나 놀음이 아니며 말싸움판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 대화는 무의미하며 안하기보다도 못하다"면서 "남조선당국이 여론을 오도하며 아무리 잔꾀를 부려도 오늘의 첨예한 사태를 몰아온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고 책임을 돌렸다.
이어 "대결과 대화는 양립될 수 없다. 조선당국이 진정한 대화의지가 있다면 말장난을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결자세부터 버려야 한다"며 "앞으로 대화가 이뤄지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의 태도여하에 달려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1차적 반응으로 보인다. 조평통 대변인이 기자와의 문답에서 나온 입장이라 격이 맞지 않고 공식 반응은 담화나 성명을 통해 나올 것"이라며 "북한이 앞으로 대화 성사 여부가 남측 태도에 달려있다고 언급한 만큼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회 외교통일위·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만찬 자리에서 "북한과 대화할 것이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반드시 가동돼야 한다"고 밝혔고, 같은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대북성명을 통해 "북한 당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