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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대입자격고사, 비현실적인 무책임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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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대입자격고사, 비현실적인 무책임한 정책”
  • 박경순 기자
  • 승인 2019.09.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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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경 의장 “학업 성취도 끌어올리려면 국가 교육 책임 강화해야”
▲ 발언하는 김진경 의장.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가 중학교를 졸업할 때 기본역량고사를 치르고 이를 대학입시(대입) 자격고사화 하는 방안을 제시하자 교육계가 일제히 “현실과 동떨어진 무책임한 방안”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24일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자체를 폐지하거나 무력화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수능을 두 번 나눠 치르는 방식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23일 오후 세종 모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중3 대입 자격고사 방안을 제시했다. 

중3까지 공통교육과정을 마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량고사를 치른 뒤 통과/미통과(pass/fail) 여부를 가르자는 것이다.

그의 구상에 따르면 이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학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고교학점제 수업을 통해 보완·재응시 기회를 부여 받는다. 

그러나 고교 졸업 때에도 자격고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대학 진학 자격을 갖지 못하고 직업교육으로 진로를 선회해야 한다.

지금까지 교육계에 익히 알려진 대입 자격고사화는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일정 점수 이상을 득점하면 대입 자격을 갖추는 형식이다. 

실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은 지난 2월 “수능의 전과목 절대평가화와 자격고사화 등을 함께 고려해, 선발을 위한 변별 도구가 아니라 학업 역량 평가 척도로 자리매김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인수위원회 성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도 지난 2017년 수능 절대평가화 및 자격시험화를 추진했다가 장기 연구과제로 미뤄뒀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장이 대입자격고사 방안을 또 다시 들고 나온 셈이다. 

김 의장은 “대학에 진학해 내실 있는 교육을 받으려면 적어도 중3 수준의 학업성취도를 갖출 수 있도록 국가가 고등학생 때에도 책임지고 가르쳐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학교 졸업 시점에 대입 자격을 가르는 1차 시험을 치르도록 하는 데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대학서열이 여전한 상황에서 중3 때 대입자격을 가르게 되면 초등학교 때부터 이 시험에서 통과하기 위해 사교육에 매달리게 될 것”이라며 “수능이 대입자격고사로 대체될 경우 학생 선발을 위한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풍선효과도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기본역량을 갖췄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취지이기 때문에 시험 수준은 수능처럼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장은 학생선발의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에는 ‘수능 2’를 통해 고도의 능력(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며 “대학이 수능 1과 수능 2를 반영할 수도,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도록 선택의 여지를 주면 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대입 평가에) 반영한다면 유·초·중·고 교육을 이끌어가는 방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의장은 오는 25일 국회에서 열리는 청년특별위원회 2030 교육포럼에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후 청년들의 의견을 담은 대입제도 개편안을 다음달 23일 개막하는 한-OECD 국제교육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제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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