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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안보대화, 韓日 전·현직 장차관 지소미아 신경전으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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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안보대화, 韓日 전·현직 장차관 지소미아 신경전으로 개막
  • 이교엽 기자
  • 승인 2019.09.05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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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 양측 말리며 진땀
▲ 개회사하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뉴시스>

다자간 국제안보회의인 ‘서울안보대화’(SDD) 개막식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놓고 한국과 일본의 전·현직 국방 장·차관들이 ‘신경전’을 펼쳤다.

‘포문’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열었다. 정 장관은 5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서울안보대화 개회사를 하며 “국가간 영토와 해양 분쟁, 해상 교통로 확보, 군용기 및 함정의 군사활동, 타국에 대한 위협적 행위 등 갈등이 상존하는 가운데 자국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기 위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한반도 주변에서는 이웃 국가와 안보갈등을 조장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우려스러운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특정 국가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50여 개국이 참여하는 다자안보회의에서 한일 갈등이 일본에 의해 발생한 것임을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정 장관의 발언에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전 일본 방위성 대신이 기름을 부었다. 

모리모토 전 방위상은 이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국제공조’를 주제로 열린 본회의 1세션에서 준비한 발언을 하기 전에 “2012년 6월이었던걸로 기억한다”며 “당시 의회에 제가 방위상으로서 출석했다. 그 당시 작은 메모가 전달됐다”고 운을 뗐다.

모리모토 전 방위상은 “이 메모 내용을 보면 (2012년) 한국에서 지소미아를 정치적인 이유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일본은 그날 장기간 협상에 걸쳐서 지소미아를 서명하기로 했었는데, 그렇지 않기로 했다는 메모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소미아는 일본과 한국에 안보 관계 강화하기 위한 노력 일환이었다”며 “대화와 공유를 통해서 상호간에 안보와 관련된 정보분석 내용을 공유하는 그런 협약이 지소미아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6년 11월에 지소미아가 본격 체결됐다. 지소미아로 인해서 당시에 일본과 한국의 양자관계가 개선됐을뿐 아니라 미국 일본 한국 3자간에 정보공유가 원활해졌다”며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한국정부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점은 유감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여전히 위협과 도발을 하는 가운데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북한은 아직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모리모토 전 방위상은 “한국이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일본의 대(對)한국 경제관련 조치, 무역관련 조치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지만 지소미아 연장 문제와 한일간 교역문제는 별개 문제”라며 “미국과 한국, 일본의 삼각관계에 있어서 심각한 변화가 일어날 걸로 예상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같은 본회의 1세션에 패널로 참석한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지소미아를 말하고 가야하지 않나 싶다”고 말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박 차관은 “최근에 일본 정부에서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부품·소재들에 대해서 (한국정부에) 수출된 것이 잘 관리되지 않다는 안보상 이유로 일부 수출을 규제하는 결정을 했다”며 “그것에 대해 우리 정부는 많은 검토 끝에 안보에 대해서 한국을 믿지 못하고 그런 결정을 내린 나라와 민감한 군사정보교류를 할 수 있냐는 판단에서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차관은 “물론 종료는 협약에 의하면 3개월 전에 통보하기로 돼 있다. (이미) 통보된 상태지만 11월까지 끝난 상황은 아니다”며 “우리 정부는 지속적으로 일본 정부에도 표명한 바와 같이, 무역규제에 대한 조치를 재검토해서 철회하면 정부도 긍정적으로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고, 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본희의 1세션에서 사회자로 나선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상당히 예민한, 민감한 사안”이라며 “한반도 평화유지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이번 세션은 한일 갈등의 장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 평화에 대해서만 논의해 달라”고 양측을 말리며 진땀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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