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대학생들의 촛불집회 현장이 보수성향 유튜버들에 의해 ‘정치적 색깔’이 입혀지고 있어 집회 본래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생들은 집회에서 정치 세력의 참여를 극구 거부한다는 방침을 견지해 왔지만, 이를 무시하고 등장해 보수적인 행위 등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4일 유튜브 등에 따르면 고려대에서 열린 조 후보자 딸 입학 의혹 진상규명 촉구 집회에는 지난달 23일 1차 집회, 같은 달 30일 2차 집회에 모두 10개 이상의 채널이 참여했고 방송 건수는 최고 20여개에 달한다.
2차 집회 때는 전직 정치인이자 유튜버로도 활동 중인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까지 고려대 집회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2차 집회를 촬영한 보수 성향 유튜버들의 방송을 살펴보면, 이들은 고려대 학생들의 집회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면서도 결국 정치적 내용으로 방송을 이어갔다.
구독자 수가 84만명에 달하는 보수 유튜브 방송 ‘신○한수’는 “학생들이 순수한 의도로 나온 것 같다”면서도 교묘하게 정치적 색채를 입히는 모습을 보였다.
구독자 수가 12만명인 보수 유튜브 ‘참○방송’은 고려대 집회와 관련이 없는 연세대와 이화여대를 언급하며 ‘좌파와의 관련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보수 유튜브 방송인 ‘김OOTV’는 고려대 학생들이 집회 장소 중앙에 놓은 ‘입시비리 의혹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고대인의 함성’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비추면서 “조국 이름이 없다. 조국 딸 조O이 빠졌다. 이 문구를 누군가가 못 넣게 하지 않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고려대 학생들 사이에선 이번 조국 딸 의혹 진상규명 집회 추진 초반 내부적으로 정치색 논란이 제기되기는 했다.
하지만 논란 끝에 그와 같은 활동 이력이 있는 학생들은 모두 빠지게 됐고, 1차 집회 추진 집행부는 ‘진영논리에서 벗어난 보편적 가치 지향’ 등이 포함된 7대 핵심가치를 내세웠다.
2차 집회를 이어받은 총학생회도 이같은 정신을 이어받아 집회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이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모든 외부 세력을 배제한다’는 방침을 1차 집회 때부터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고려대 학생들은 학내 커뮤니티 고파스를 중심으로 3차 집회 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