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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맛집]인터내셔널 ‘칼·콩·비빔 국수 &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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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맛집]인터내셔널 ‘칼·콩·비빔 국수 & 만두’
  • 문화부 차장
  • 승인 2012.04.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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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의 ‘맛있는 집’

 해외에 나가면 어디서나 그 지역의 ‘맛집’을 찾게 마련이다. 기준은 음식 종류, 역사와 전통, 맛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적 특색을 잘 살리면서 오래도록 맛을 자랑해온 집에 꼭 들른다.

이미 외국인들한테도 손꼽히는 한국음식점이 서울 중구 명동2가 25-2 ‘명동교자’(02-776-5348)다. M플라자 뒤편에 자리했다. 1964년 서울 삼각동에 ‘장수장’이라는 이름으로 개점해 1969년 명동으로 이전하면서 ‘명동칼국수’로 상호를 바꾸고, 다시 1978년 지금의 장소에서 ‘명동교자’로 개명해 오늘에 이른다.

메뉴는 단출하다. 40년 넘게 이 집의 명성을 알리고 있는 ‘칼국수’(8000원)를 비롯해 ‘콩국수’(8000원), ‘비빔국수’(8000원), ‘만두’(8000원) 등 4가지다.

 

 

총 3층에 좌석이 100여 석에 달하는 데도 정오에 딱 맞춰 가면 30분 가까이 기다리는 것은 예사다. 오전 11시30분께 가거나 아예 늦게 가는 것이 기다림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자리에 앉으니 일단 껌이 손님 수만큼 서비스된다. 이유는 이 집 특유의 마늘이 듬뿍 들어간 ‘마늘 김치’ 탓이다. 손님들 사이에서 ‘데이트 중인 청춘남녀가 이 집에 오면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꼽힐 정도로 냄새가 강하다. 그래도 중독성 있는 맛으로 오늘도 수많은 손님들이 냄새날 것을 각오하고 입에 넣는다. 맛있다니 먹어보고 싶은데 알싸한 맛이 부담스럽다면 식초를 가득 뿌려먹는 방법이 있다. 맛이 한결 순해져서 먹기 편하다.

주문을 하니 선불 결제를 청한다. 사람 많은 명동에서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유명 식당들의 노하우다. 자리에 앉은 채로 지불하고 나니 바로 음식이 나온다.

 

 ‘칼국수’는 시원한 닭고기 국물에 직접 반죽해 칼로 썬 면을 넣고 끓여서 내온다. 약간 풀어진듯하면서도 흐트러짐을 잃지 않은 쫀득한 면발이 일품이다. 면발 속까지 닭고기 맛이 들어찬 덕인지 면의 맛도 구수하다. 다진 소고기도 듬뿍 얹어 나오니 국물에 풀어서 면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더욱 배가된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고명인 ‘완당’이다. 네 개나 곁들여지는데 따로 시켜먹는 ‘만두’와는 또 다른 풍미로 입을 행복하게 한다.

‘비빔국수’는 건강식인 클로렐라를 함유해 녹색인 것이 특이하다. 오이 채와 잘게 썬 김치를 면 위에 가득 얹고 들깨를 뿌려 나온다. 맛은 매콤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아 흡족하다.

식물성 고단백 저지방으로 여름별미이자 스태미나식인 ‘콩국수’는 4월20일부터 시작돼 벌써부터 맛볼 수 있다. 진한 콩국은 고소하고, 면은 쫄깃쫄깃하다. 국물을 마시면 속이 든든해 한끼 식사로 거뜬하다. 비빔국수와 마찬가지로 클로렐라가 들어가 면이 녹색이다.

                 

 

만두는 한 입에 쏙 들어가는 앙증맞은 사이즈에 쭈글쭈글 주름 잡힌 독특한 모양이 대비를 이루며 묘한 볼거리를 준다. 얇은 만두피를 통해 살짝 비쳐지는 탱탱한 속살에 군침이 절로 난다. 돼지고기와 부추, 제주도 해풍과 햇볕에 잘 말린 무말랭이 등 야채를 잘 다져 만든 속살은 맛이 일품이다. 다만 모양은 중국 소룡포와 흡사하지만 육즙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 과욕을 부리지는 않는 것이 좋다. 맛은 다소 짠 편이라 굳이 간장을 찍을 필요 없다.

음식 값은 근래 1000원이 더 올라 이제는 서민 음식처럼 부담 없이 먹기 힘들다는 것이 단골손님들의 중론이다. 양이 많으니 면을 리필해주지 않거나 ‘차조밥’을 주는 공깃밥 서비스를 없애는 대신 가격을 낮춰줬으면 하는 의견이 나온다. 현실적으로는 원하면 면을 얼마든지 리필해주니 만두 한 판에 칼국수 한 그릇을 시켜서 리필을 받으면서 나눠 먹는 재치를 발휘하는 것이 낫겠다. 가게측도 개인접시를 주면서 나눠먹는 것을 권장하고 있긴 하다.

음식도 맛있고, 직원들이 친절해 한국의 맛집을 벼르고 별러 찾아온 외국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줄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음식값이 비싼 것은 두고 두고 아쉽다.

설·추석 당일을 빼고는 연중무휴다.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문을 연다. 주차는 불가능하다. 인근에 분점(02-776-3424)이 있으며 역시 국내외 손님들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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