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70)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심에서 각각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2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이사장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대한항공 법인은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에 대해 각각 벌금 3000만원, 15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보다 높은 징역형을 선고한 것이다.
안 판사는 “검찰이 이 전 이사장에 대해 구형한 벌금 3000만원은 최고형에 해당하는 점을 감안해도 비난 가능성에 상응하는 형벌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안 판사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취지로 징역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이 전 이사장 측은 첫 공판기일에 혐의를 부인했지만 지난 5월 13일 열린 공판에선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반면 조 전 부사장은 처음부터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이 전 이사장이 입장을 번복하면서 조 전 부사장 측의 선고가 미뤄졌다.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인 6명을, 조 전 부사장은 필리핀인 5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초청해 가사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를 받는다.
지시를 받은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현지에서 가사도우미를 선발하고 일반연수생 비자(D-4)를 발급받아 위장 입국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