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은 사람의 정신능력이다. 신비한 인간의 정신능력은 486이나 586컴퓨터가 아닌 억팔육, 아니 조팔육 컴퓨터에 비유될 수 있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사소함과 중요함에 따라 강약을 조절하여, 희미한 꿈과 생생한 꿈으로 구분되어 전개되고 있다. 태몽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현실에서 펼쳐지고 있다. 따라서 태몽의 해몽은 모든 해몽의 기본적인 전형이 되고 모태가 된다. 해몽의 열쇠를 풀어나가는 단서가 되고, 출발점이 된다."
꿈 연구서 '태몽'을 쓴 홍순래 박사(55·한문학)의 주장이다. 한국인에게 꿈, 특히 태몽은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비슷한 문화권인 일본에서는 태몽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태몽으로 운명을 미리 점쳐보기도 한다. 고전소설이 주인공의 신비한 태몽으로 시작한다든지, 일대기를 기록한 행장(行狀) 등에서 신비로운 태몽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에도 태몽을 중시한다. 태몽과 관련해 이름을 짓는다든지,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태몽이 무엇이냐를 물어볼 정도로 일상화돼 있다.
연예인, 저명인사, 역사인물 등의 사례를 들어 태몽은 탄생 예지, 신체적 특성, 성격이나 행동 특성, 직업, 신분의 귀천 여부 등 개략적인 인생의 청사진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실증사례를 바탕으로 쓴 이 책은 태몽의 개괄적 해설부터 유명인 사례, 남녀 성별과 상담 사례, 설화와 고전 민속 속의 태몽 등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선인들의 몽중시(夢中詩) 연구로 단국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고교 국어 교사로 30년째 재직하고 있다. 504쪽, 2만원, 어문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