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78) 전 대통령의 ‘40년지기’였지만 등을 돌렸다는 평가를 받는 김백준(79)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이번주 열리는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 증인으로 출석할 지 주목된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은 오는 24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22차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이날은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을 지난 1월 23일, 2월 18일, 3월 22일, 4월 10일 각각 증인으로 소환했다.
하지만 ‘폐문부재(문이 잠겨 있고 사람이 없음)’ 등으로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았고 김 전 기획관은 불출석했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달 19일 열린 자신의 국고 손실 등 혐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도 건강상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그는 아들을 통해 현재 거제도 지인집에서 요양하고, 있으며 다음 기일(23일)에는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전 기획관이 이 전 대통령 재판 전날 자신의 재판에 출석한다면 이 전 대통령 사건 증인으로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이 24일에도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을 경우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처럼 구인장을 발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앞서 1심 과정에서 공개된 김 전 기획관의 검찰 진술조서와 자수서 등에는 이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과정을 보고 받으면 이를 승인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4~6월께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청와대로 찾아와 이 전 대통령을 접견했고, 당시 이 전 부회장이 전반적인 삼성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에 당 비례대표 공천 대가 4억원 수수 등 뇌물 혐의와 관련한 불리한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전 기획관이 고령이고 충분한 수면시간을 부여받지 못한 채 야간조사 및 장시간 조사가 진행돼 기억에 기초한 진술을 하지 못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김 전 기획관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고 있다.
이날 항소심에 김 전 기획관이 증인으로 출석하면 진술 신빙성을 두고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이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