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9 16:53 (월)
2018년 부동산 '열탕과 냉탕' 치달은 '초양극화'
상태바
2018년 부동산 '열탕과 냉탕' 치달은 '초양극화'
  • 전성희 기자
  • 승인 2018.12.25 0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똘똘한 한채' 쏠림이어 용산·여의도 통개발에 들썩
▲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

올해 부동산 시장은 양 극단으로 내달린 '초양극화' 장세속에서 한해를 보냈다.

서울 집값의 경우 지난해 8·2 대책 이후 정부의 시장규제에 숨죽이며 냉랭한 분위기속에서 시작됐지만 한해동안 냉탕과 열탕을 오갔다.

연초에는 '똘똘한 한채' 쏠림현상으로 시장이 들썩이더니 설상가상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통개발' 발언이 덮치면서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1월 첫째주~12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92% 상승했다. 특히 9월 아파트 실거래가는 한달간 5.73% 올라 2006년 이후 역대 월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친집값'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사상 초유의 급등세였다.

하지만 정부가 9·13대책으로 수요 억제에 나서고 수도권 개발계획이 발표된데다 올 연말 새 아파트 입주물량까지 늘면서 서울집값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상승세를 마감하며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새해를 바라보고 있다. 

지방 거주민들에게 이 같은 수도권 집값 열풍은 '남의 일'이었다. 

올해 울산 아파트값은 같은기간 11.20% 떨어졌고 경남도 10.01% 내려 혹독한 한파를 겪고 있다. 경북(-6.88%), 충북(-6.85%), 강원(5.19%) 등도 하락의 기울기가 가팔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

반면 이 같은 지방주택시장 침체에도 광주(4.23%), 대구(3.23%), 대전(2.55%) 등 일부 5대 광역시는 꿋꿋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역별 차별화가 나타나는 초양극화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난 셈이다.

집주인과 수요자들도 시장상황에 따라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지난 8~9월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시장의 평가가 나올 정도로 무주택자들을 애타게 만들었던 서울 집값은 최근 한달여간 조정 국면을 지나고 있다. 그럼에도 집주인은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 있어 여전히 높은 가격에 '매수실종'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하반기 들어 9.13 부동산대책 등을 통해 정부가 강력한 대출 규제로 시장 가수요를 옥죄면서 실수요자마저 대출 문턱이 좁아지는 등 불똥이 튀었다. 9.13대책은 종합부동산세 인상에 그치지 않고 대출규제로 소위 돈이 나올 곳을 막아버리는 등 현 정부에서 8.2대책이후 두번째 강도가 높다는 평을 들었다.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자 실수요자들은 전월세집에 눌러 앉으며 훗일을 도모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계 전월세 거래량은 전년동기대비 9.1% 증가한 168만8000만건으로 최근 5년간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청약시장은 뜨거웠다. 수도권은 미친 집값과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맞물리면서 '로또아파트' 붐이 일었다. 

특히 일부 서울 강남권 재건축·재개발아파트 청약시장은 강력한 대출 규제로 현금부자들이 독식하며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 다만 수도권과 5대 광역시 등 일부 지역으로 청약 쏠림이 나타나면서 그외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점차 늘어나 향후 지방 분양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우리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추세가 갈수록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그동안 우리 부동산시장은 동질적이고 유사한 상품간 가격변동률도 유사한 '동조화' 장세였다면 올해 부동산시장은 이같은 현상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유사권역, 유사단지, 유사상품은 가격 흐름도 유사하게 가야하는데 수요자들의 선호가 다르고 공급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국지적인 차별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전반적으로 저성장 기조로 가면서 양극화가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양은 뜨고 재고주택은 거래가 감소하는 등 상품별로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도 "단기적으로는 내년 수도권 집값에 달렸지만 장기적으로 봐도 양극화 현상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인구가 줄고 수요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생활환경도 다변화되고 있다"면서 "과거 부동산 시장이 시세차익의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거주여건이나 생활환경 위주의 시대가 열리면서 직주근접, 교통, 학교 등 삶의 만족도가 높은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년에는 하방압력이 강해지는 가운데에서도 수도권지역의 개발호재와 정부 토지 보상금 등의 영향으로 토지시장이 급격하게 달아오를 수 있다"면서 "반면 지방 부동산시장은 하락을 지속하는 등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는 서울에만 자금이 몰리는 '서울-지방간 탈동조' 현상이 나타냈지만 연말로 갈수록 서울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한 상태"라며 "내년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양극화 현상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