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일명 ‘햄버거병’ 수사에 착수한 지 2개월을 향해 가고 있다.
검찰은 피해 아동들 질병이 맥도날드 햄버거 패티(patty) 문제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일단은 높다고 보고 객관적 근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박종근)는 최근 관련 자료 분석과 함께 맥도날드 햄버거 역학조사를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역학조사 실시 여부를 두고 유관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역학조사에서 결과가 나오면 연관성 입증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하지만 역학조사에서 결과가 도출될 전망은 밝지 않은 편이다.
피해 아동들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날이 짧게는 약 3개월에서 길게는 1년6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패티 안에 발병 원인이 된 균이 있었더라도 현재로선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먹은 당일 같은 매장에서 판매한 동일 패티 재고가 남아있을지도 불분명한 데다 수거가 된다 해도 발병 원인이 증명된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또 여러 장의 패티를 담궜다 빼는 소스 안에서 균이 남아 번식됐을 수도 있지만 최소 수개월 전에 썼던 소스가 보관돼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검찰 관계자는 “해외 사례나 관련 논문 등 기준으로는 햄버거 문제일 개연성이 높아 보이긴 한다”며 “하지만 고소 시점 때 이미 시간이 많이 흘러 역학조사를 해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역학조사를 포기하게 될 상황에 대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최근에는 첫 고소 피해 아동을 치료한 의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초 시작된 맥도날드 고소 사례는 아동 기준으로 5명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A양 어머니 최모(37)씨는 딸이 만 4세였던 지난해 9월 집 근처 맥도날드 매장에서 산 불고기버거를 먹었는데 이틀 후 설사에 피가 섞여 나왔다며 한국맥도날드를 지난달 5일 검찰에 고소했다.
A양은 출혈성장염과 용혈성요독증후군(HUS·Hemolytic Uremic Syndrome)으로 2개월 간 입원 치료를 받았고,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돼 신장장애 2급을 갖게 됐다.
이어 같은 달 12일에는 B양(3)의 어머니가 ‘딸이 올해 5월 맥모닝세트를 먹고 출혈성장염의 상해를 입었다’며 한국맥도날드를 고소했다.
이후 일주일 뒤인 19일과 26일 각각 지난해 2월과 7월에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었다는 C군(4), D양(5)·E군(3)의 고소장이 추가로 접수됐다.
D양과 E군은 남매이다. 세 아동은 공통적으로 출혈성장염을 진단 받았고, E군은 HUS까지 걸렸다.
피해를 주장하는 아동 5명이 모두 출혈성장염, 그 중 2명은 HUS까지 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