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군이 최근 몇 년간 한국산업표준(KS) 인증도 받지 않은 특정업체의 중국산 현무암 보도블록을 지역내 주요 관급공사에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더구나 담당 공무원이 “국내 자치단체에서 사용실적이 없다”며 관련제품 사용에 난색을 보였음에도 군청내 여러 부서가 지속적으로 납품받아 온 것으로 알려져 조직적인 특혜 의혹까지 일고 있다.
2일 연천군에 따르면 김규배 전 군수는 2008년 6월 간부회의에서 현무암을 보도블록으로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를 지시, 관련부서는 국내 사용실적 및 기준이 없고 현무암 보도블록이 KS 인증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급공사 자재로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군은 이후 2009년부터 당초 공사를 설계변경하는 방법으로 현무암 보도블록을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해 조달청이 아닌 지역의 특정업체로부터 납품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2009년 전곡읍 전곡리 선사문화탐방로 개설공사에도 처음 고시한 국내산 고압블록(인터록킹) 방식 대신 중국산 현무암을 가공한 M업체의 보도블록을 독점 납품받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인터록킹을 사용할 경우 조달청의 전자입찰을 통해 물품을 구매해야 하지만 현무암 보도블록의 경우 당시 조달청에 등록업체가 없어 연천에 사업장을 둔 M업체를 통해 보도블록을 전량 구매했다.
또 전곡읍사무소 인근 은대리공원내 노래하는 분수대 광장도 현무암 보도블록을 사용했으며 이 과정에서 논란을 우려해 담당 공무원이 벤치마킹을 구실로 인근 지자체의 분수대 견학을 다녀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현무암 보도블록을 사용한 곳은 옥계리 로하스파크 주차장, 선사박물관 축대와 언덕 조경, 인근 오솔길과 선사탐방로 및 계단 등 확인된 곳만 4~5곳에 이른다.
선사박물관 관리주체인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국내 현무암은 대부분 보호구역 내에 있어 수급이 어렵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중국산을 사용했으며 선사문화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조경에만 사용했다”고 말했다.
반면 연천군의 경우 공사별로 담당 부서가 나눠져 있고 계속해서 특혜 시비가 일자 자료제출을 거부, 지금까지 현무암 보도블록이 전체적으로 얼마나 깔렸는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지어 주차장이 현무암 보도블록으로 조성된 로하스파크 담당 공무원은 “공사과정에서 문제가 된 보도블록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연천군은 국내산 보도블록에 비해 최고 3~4배나 비싼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해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난은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 문제가 된 납품업체가 최근 문제가 된 연천의료원 불법하도급 업체와 동일업체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