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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가 즐겁다… 보컬앙상블 로티니의 '오페라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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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가 즐겁다… 보컬앙상블 로티니의 '오페라스타'
  • 이재훈 기자
  • 승인 2014.12.10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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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티니, 보컬앙상블(사진=크레디아) 2014-12-09

'로티니'는 오페라 스타 드림팀이다. 영국, 미국, 스페인, 프랑스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는 테너 박지민, 바리톤 조셉림·알도 헤오·임창한으로 구성된 보컬앙상블이다.

'세계 3대 테너'인 루치아노 파파로티(Luciano Pavarotti) 성의 끝 음절인 '로티(ROTTI)', 밝고 아름다운 선율로 인기를 끈 이탈리아의 작곡가 로시니(Rossini)의 끝음절 니(NI)를 합쳐 이름을 지었다. 파바로티의 음악성과 목소리, 로시니의 대중성을 아우르겠다는 의지다.

결성한 해인 2012년과 지난해 샹송, 칸초네, 스페인 민요, 뮤지컬 넘버, 한국 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아우르는 리사이틀을 통해 역량과 인기를 증명했다.

28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음악당 콘서트홀에서 펼치는 콘서트 '오페라스타'로 입지를 다시 확인한다. 특히 기존보다 정통 오페라 아리아를 강화했다.

8일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만난 박지민은 "한국에서 오페라 가수로서 제대로 무대에 선 적이 없었다"면서 "이번이 사실상 이를 검증하는 무대"라고 눈을 빛냈다. "여느 때 공연보다 그래서 가장 떨려요."

'카르멘'의 '투우사의 노래'와 '꽃노래', '사랑의 묘약'의 '남 몰래 흐르는 눈물',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 등 정통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준다. 현대 오페라 '팔리아치'의 '한 말씀 드려도 될까요, 여러분?', '죽음의 도시' 중 '사랑의 노래', '햄릿'의 '술잔을 들어 슬픔을 잊어보자'도 선보인다.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천리길 달빛' 등 현대 가곡도 부른다.

외국에서 이미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성악가들이다. "한국에서 보여드린 이전 레퍼토리에 대해 호응이 좋았는데 저희가 오페라 가수처럼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이번에 오페라 가수라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어요."(박지민)

▲로티니, 보컬앙상블(사진=크레디아) 2014-12-09
그간 콘서트를 하면서 새로운 팬이 유입됐다. 오페라에 관심이 많지 않은 청중부터 일본 팬까지 각양각색이다. 임창한은 "이제 그 분들이 오페라를 좋아하게 할 타이밍"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존 두 번의 국내 리사이틀은 마이크를 사용했다. 이번에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차이점이다. 2500석 규모의 콘서트를 목소리로만 채워야 한다. 조셉 림은 "이제 정말 벌거벗은 느낌"이라고 했다.

넷이 다시 뭉친 건 1년여 만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처럼 내내 화기애애하다. 조셉 림은 "오페라 가수들이라 마냥 진중할 것만 같은데 그렇지 않아요. 막 떠들고 시끌벅적하죠"라고 즐거워했다.

따로 선생이 필요 없다는 것이 이들이 뭉쳤을 때 최고 시너지를 내는 비결이다. 임창한은 "웃으며 서로의 단점을 이야기해요. 어느 분야 아티스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오페라 가수들은 자존심이 세서 단점을 이야기하고 지적받는 거 정말 싫어하거든요. 저희끼리니까 웃으며 받아들일 수 있죠"라고 말했다.

로티니의 매니지먼트사는 스타 연주자들이 뭉친 '앙상블 디토' 소속사인 크레디아다. 앙상블 디토는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섰고 로티니 역시 그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마냥 대중화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임창한은 "오페라가 대중가요처럼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소수를 위한 음악인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소수라도 젊은 마니아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로티니, 보컬앙상블(사진=크레디아) 2014-12-09
"세계 어디를 가도 똑같아요. 해외에도 유료 관객 중에 90% 이상이 머리카락이 하얀 할아버지, 할머니입니다. 젊은이들이 단순 호기심으로 티켓을 사기엔 가격이 부담스럽죠. 지금 젊은이들이 점차 클래식을 들어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계속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알도 헤오는 "어릴 때 싫어하던 된장찌개가 커서 맛있어지는 것처럼 인위적으로 오페라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했다.

내년에도 네 사람의 스케줄 표는 이미 꽉 찼다. 정명훈, 조수미, 김선욱과 함께 세계적인 매니지먼트 아스코나스 홀트 소속인 박지민은 미국 데뷔가 예정됐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조셉 림은 '라 보엠' 등에 출연할 예정이다. 박지민과 함께 미국에서 "재미있는 걸 해볼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알도 헤오는 스페인에서 콘서트, 모나코에서 오페라에 참여한다. 임창한은 프랑스에서 '돈 조반니' 무대에 오르는 걸 비롯해 '사랑의 묘약' '투란도트' 등이 예정됐다.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오페라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 목표다. "네 명이 궁합이 잘 맞으니까. 무엇보다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박지민)

무엇보다 한국에서 성악 열풍을 일으키겠다는 거창한 사명 의식이 없어 좋다. 박지민은 "네 명이 함께 모여 노래 부르는 자체가 즐겁다"고 웃었다. 이들의 공연을 지켜보는 관객도 그래서 즐겁다. 그렇게 자연스레 오페라가 좋아지는 마술을 부린다.

서울 공연에 앞서 13일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무대도 오른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은 중국 국적의 소프라노 레이 슈 등이 힘을 보탠다. 3만~8만원. 크레디아 클럽발코니. 1577-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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