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용의 한중일 문화코드' 강연을 시작으로 문학, 예술, 민속 등 각 분야 전문학자 4명이 동아시아 문화 속에 담긴 용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이 전 장관은 "용은 만물을 생성하고 어울리게 하는 다양성과 변화를 포용하는 덕의 상징물로 변화하는 모든 것의 상징코드를 만들어 낸다. 동아시아가 공유하는 문화의 정체성을 담은 용 이야기말로 동아시아가 21세기 문명의 발신지가 되는 용꿈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한다.

천진기 관장은 "용은 동양의 생활과 의식구조 전반에 걸쳐 오랜 시간 깊이 자리하고 있는 문화적 동물로 물의 신, 왕권의 상징, 수호신, 예시자, 변화의 신 등 다양한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러한 용의 상징성은 각기 독립적인 양상이 아니라 함께 복합된 일체다양(一體多樣)한 것"이라고 풀이한다.
이화여대 정재서 교수는 "신화와 전설에 담겨 있는 내용을 분석해 보면 용은 신이나 영웅의 조력자, 어떤 일의 징조가 된다거나 강우, 예언, 질병치료 역할 등 다양한 모습을 나타낸다"고 본다.

국립중앙박물관 이원복 학예연구실장은 다양한 조형예술품을 통해 용의 모습을 전한다. 궁궐과 사찰 건물의 벽화, 도자기의 공예문양, 서민의 바람과 소박한 꿈을 다룬 민화 등을 통해서다.
광주교육대 최원오 교수는 "설화나 소설 등 이야기 구조 속에서 용은 건국주의 모계혈통, 주인공의 전신, 주인공의 아내, 제3자의 입장에서 고난에 처한 주인공을 원조하고 구조하는 문화적 동물로 인식돼 왔으며 위대한 용의 신격은 사람들의 염원에 의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박물관 특별전시장에서는 내년 2월27일까지 용띠 전시가 열린다. 용이 그려져 있는 문자도, 백자청화운룡문대호 등 유물 85점과 국립민속박물관 발달장애청소년 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원·백운중학교 특수학급 학생들 18명의 공동작품인 '우리들의 용꿈' 제작과정 사진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