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아이가 자연스럽게 활동하는 구조
"주민이 우선적으로 이용하는 입법 진행"

오스트리아 빈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2일(현지 시각) 서울시정 철학인 약자동행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노인요양시설과 장애인 거주시설을 방문했다.
우선 통합형 노인요양시설 '카리타스 생트 막달레나'는 재가요양부터 병동 요양, 재활과 데이케어는 물론 호스피스까지 통합 제공하는 시설이다.
서울시는 앞서 나이 들수록 살기 좋은 도시 조성을 목표로 '9988 서울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주요 사업으로 노인이 가족과 이웃 가까운 곳에서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돌봄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실버·데이케어센터 확충 방안을 제시했다.
빈 노인요양시설은 폐쇄된 공간이 아니라, 시설 내 위치한 슈퍼마켓, 어린이집, 의료센터 등이 지역 주민에게 개방돼 있다. 치매가족 간담회를 통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추구한다.
특히 노인들이 시설 내 어린이집 원아와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활동하는 구조다.
오 시장은 노인요양시설을 둘러본 뒤 "한국은 노인과 아이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어린이 시설과 어르신 시설, 그리고 어르신을 돌볼 수 있는 병원 시설이 함께 입주할 수 있는 곳들이 많이 늘어나도록 정책적으로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거주 시설 '카리타스 빈 보운게마인샤프트 바티크가세'에서 거주자 맞춤형 주거공간들도 시찰했다.
이 거주시설은 지적·발달장애 성인 4~6명이 함께 생활하며 사회성을 키워가는 공유주택부터 24시간 의료와 돌봄을 제공하는 특수지원주택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된다.
현재 서울시는 긴 복도를 사이에 두고 여러 명이 한곳에서 생활하던 '집단거주형' 장애인시설을 거실과 방, 주방으로 구성된 '개인거주형'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장애인거주시설 환경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8년까지 서울시가 운영한 장애인 거주시설 41개소 전체에 대한 리모델링을 완료한다.
오 시장은 "우리나라는 돌봄시설을 혐오시설로 보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법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시설이 만들어지면 주변에 거주하는 분들이 우선적으로 이런 요양 시설을 이용하실 수 있도록 일정 비율을 할당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지역 이기주의나 거부감으로 느끼는 점을 좀 최소화할 수 있다. 지금 입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한가지는 인식 개선 문제다. 동네에 돌봄시설이 들어오는 것이 거부감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그 지역 주민들게 우선권을 드리는 게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예산의 문제와 거부감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