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해소·대미관세 협상 추진 및 피해업종 지원
단기 성과 내고 재정 확보 등 중장기 과제도 산적

최근 국내 경제의 심각한 내수 부진으로 생산·소비·투자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의 초대 경제사령탑으로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이 지명됐다.
경제성장률이 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구윤철 경제팀’은 출범 직후 내수 회복, 대미(對美) 관세협상 등 산적한 과제를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1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서 청문회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구 후보자는 ▲민생 경제 회복 ▲대외 불확실성 대응 ▲경제 혁신을 중점 과제로 꼽았다. 그는 고물가 해소, 대미관세 협상 추진 및 관세피해 업종 지원, ‘주식회사 대한민국’ 건설로 이를 구체화했다.
특히 최근 우리 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된 상황 속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경기 부진 속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 부진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까지 현실화되면서 최근 경기 지표는 더욱 악화됐다.
통계청 ‘2025년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전(全)산업 생산이 지난 5월에도 전월 대비 1.1% 감소하며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전 산업 생산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지난해 5~7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처음이다.
내수 경기는 13조8000억원 규모의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0.2% 감소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모두 감소했고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표와 향후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선행지표도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처럼 우리 경기는 현재뿐만 아니라 당분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세계경제전망-2025년 6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평균 0.9%로 전망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0%로 떨어뜨렸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5월 내놓은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기존 전망치(1.6%)의 절반 수준인 0.8%로 낮췄다. 한국은행도 기존 1.5%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상호관세 부과 유예 기간이 열흘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관세협상이 진전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뒷받침할 재정여력도 충분치 않은 만큼 구윤철 경제팀의 어깨가 무거워진 상황이다.
구 후보자는 취임 직후 ‘경제정책방향’을 신속하게 발표해야 한다. 통상 6월 말에 발표하지만 새 정부 출범으로 이미 지연된 상황이다.
두 달 간의 경제수장 공백을 메우고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을 펼치면서도 재정 기반 확충, 성장 동력 확보 등 중장기적 과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구 후보자는 재정의 효율성 측면에서 정책방향 수립에 접근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예산·재정은 성과적인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돈을 써서 더 많은 돈을 벌게된다면, 산업이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다면 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구 후보자는 “예산을 확장, 긴축이라고 하는 부분은 본질적인 내용을 보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생산적으로 돈을 쓰면 돈을 많이 쓰더라도 더 많은 돈을 벌어서 중장기적인 재정 확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