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편입 후 처음으로 마이크론 제쳐

SK하이닉스 주가가 무섭게 치솟으며, 회사의 기업가치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뛰어 넘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업계 부동의 2위지만, 유독 글로벌 투자자들의 저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AI(인공지능)용 메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전형을 탈피하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202조7487억원으로 상장 후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같은 날(현지 시각) 마이크론의 종가 기준 시가총액인 1429억4900만달러(194조3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기업가치가 마이크론을 앞선 것은 SK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전날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만9000원(7.32%) 뛴 2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발표와 HBM 관련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전날 마이크론도 뉴욕 증시에서 전일 122.08달러에서 127.91달러로 4.78%(5.83포인트) 상승했지만, SK하이닉스의 추진력이 더 컸다.
SK하이닉스는 이날도 장중 29만1500원까지 치솟으며,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1년 중 최저치인 14만4700원의 두 배 수준까지 오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기업 규모가 더 큰 데도, 기업가치는 마이크론에 미치지 못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대표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기업으로 꼽혔다.
하지만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현재 시가총액이 100조원 정도인데, 3년 이내 200조원까지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불과 1년여 만에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시장에 올라타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저평가' 인식을 뒤바꿔 놓았다.
SK하이닉스를 향한 눈높이는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SK하이닉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유지해온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마저 목표 주가를 21만원에서 25만원으로 높이고,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36% 상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최고 35만원까지 책정한 곳도 있다. 전일 종가 대비 26%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예상 기업가치는 이제 250조원까지 높아졌다"며 "내년치 HBM 고객 협상 결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