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자 유치 기숙사 비용 기존보다 2~3배 비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이 수백억대 건축 적립금을 쌓아둔 채 민자 기숙사를 짓는 대학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12일 권영진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 시내 일부 대학의 경우 기숙사를 지을 수 있는 충분한 건축 적립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자 기숙사를 지은 뒤 기숙사 건립·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상당 부분 학생들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실제로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지은 신축 기숙사의 입사비는 기존 기숙사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까지 비싸다.
건국대 '쿨하우스'의 1개 학기(4개월) 입사비(이하 식비 포함)는 1인실 245만원, 2인실 175만원이다.
고려대 '프런티어관' 입사비는 282만원으로, 구관 153만원의 2배 가까이 된다. 숭실대 '레지던스홀'의 입사비는 1인실이 199만원, 2인실이 125만원 수준이다.
서강대 '곤자가 국제학사'의 입사비도 185만원(2인1실)으로, 구 기숙사인 벨라르미노 학사의 105만원(4인1실)에 비해 80만원 비싸다.
문제는 기숙사비 인상폭의 절반 이상이 건축비 원금회수와 이자상환에 쓰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 대학의 경우 학생 1인당 소요되는 기숙사 운영비용이 이전에 비해 줄었음에도, 학생들이 20년에 걸쳐 부담해야 하는 건축비 원금과 이자가 전체 기숙사비의 6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은 "지방학생들을 위해 세워졌던 학교 기숙사가 오늘날 돈벌이의 대상으로 변질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학생들의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전적으로 학생들에게 부담이 돌아가는 민자 기숙사의 무분별한 설립을 가급적 제한해야하고, 특히 건축 적립금이 있는 학교의 경우 사업비의 일부를 학교가 의무적으로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가 총 사업비의 30%만 부담해도 학생들의 부담이 한학기당 약 20만원 내외로 감소한다는 것이 권 의원의 설명이다.
아울러 권 의원은 건축 적립금이 많은 학교에 대해서는 에듀21사업 참여를 제한하거나 사업비의 일부를 적립금으로 부담케 하는 등 방안을 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현재로서는 사학진흥재단이 대학법인과 민간회사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직접적으로 실시협약 변경을 요청할 권한이 없는 만큼, 앞으로 대학법인이 사학진흥기금을 신청할 경우 기숙사비 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것을 조건으로 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