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다. 17개 광역·기초자치단체장을 뽑는 이번 지방선거는 20대 대통령선거 3개월 뒤 열리는 첫 여야 대결이다. 여당이 정권 재창출을 하면서 지방권력까지 거머쥔다면 국정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 반대로 야당이 정권 교체를 한 뒤 그 동력을 살려 지방권력까지 장악할 경우 의회권력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견제를 약화시키며 국정을 주도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서울, 경기, 부산, 경남이 꼽힌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은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압승하며 탈환한 곳이다. 경기지사는 이재명 전 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면서 빈자리가 생겼다. 경남지사는 김경수 전 지사가 구속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소통령’이 불리는 서울시장은 여야의 관심도가 가장 높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이 된 바 있어 대선주자 코스로 여겨진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은 4선에 도전한다. 오 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7 보궐선거 당시 보내주신 큰 성원에 보답하고 다시 한번 민심의 선택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출마를 공식화한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윤희숙 전 의원,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이들은 오 시장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긴 보다는 다른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최근 미국에서 귀국해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 합류한 박 전 장관은 보궐선거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란 돌출변수에 당한 탓에 재기를 노리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거론된다 경기지사도 서울시장 못지 않게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전 지사가 대선후보로 선출되면서 대선 주자의 ‘무덤’에서 대선 주자의 ‘코스’로 탈바꿈한 덕택이다.
여당에선 5선 안민석·조정식, 4선 김태년, 3선 박광온 의원을 비롯해 염태영 수원시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중진 의원인 안 의원과 조 의원은 의회 경험이 장점으로 꼽힌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도 거론되지만 문재인 정부 임기말에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사퇴할 경우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이들은 공직선거법상 대선 이전인 3월3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국민의힘에선 다선의 전직 의원들이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5선 출신인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과 정병국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4선 신상진, 3선 김영우도 하마평에 오른다. 현역 중에선 3선 유의동 의원(평택을)이 거론된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탈환한 부산시장은 박형준 현 시장의 재도전에 여야 대항마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야당에서는 박 시장 외에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잠재적인 후보군에 거론된다. 5선인 조경태 의원과 3선인 김도읍 의원, 초선인 박수영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이언주, 박민식, 이진복 전 의원 등 지난해 보궐선거 예비후보들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박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결과가 야당 경선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올해 초 1심에서 시장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량이 나올 경우 박 시장의 출마는 사실상 어려워져 다른 후보들의 도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서는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이외의 후보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김 전 장관이 유력 후보로 꼽히지만 아직까지 출마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3선 의원 출신인 김 전 장관은 정치력과 행정력을 갖춘 인물이다. 여당이 3월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당 내에 김 전 장관의 출마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장관이 출마한다면 박형준 시장과 ‘리턴 매치’가 성사될 수 있다.
부산 북강서갑 지역구의 재선 전재수 의원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전 의원은 민주당 선대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의 이름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경남지사도 여야 경쟁이 치열하다. 김경수 전 지사가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혐의가 확정돼 구속되면서 여당은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는 반면 야당은 탈환을 벼르고 있다.
여당에선 3선의 민홍철, 경남도당위원장인 김정호, 재선인 김두관 의원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에서는 윤한홍, 박완수 의원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윤 의원은 윤석열 대선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부상했다. 박 의원은 창원시장을 역임한 바 있다.
김태호 의원과 이주영 전 국회 부의장, 윤영석 의원도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인천시장 쟁탈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 소속 박남춘 시장이 재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3선 윤관석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선 안상수·유정복 전 시장 재도전이 점쳐진다.
충남지사 승부도 흥미진진하다. 여당은 양승조 충남지사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도전할 태세다. 국민의힘에선 4선 이명수·홍문표 의원, 3선 김태흠 의원 등이 후보군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