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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매수위축·상승세 둔화…관망세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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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매수위축·상승세 둔화…관망세로 돌아
  • 안명옥 기자
  • 승인 2021.11.21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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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급감, 집값 주춤…‘조정장’ 전망도
매매 10건 중 3건, 하락 거래…매물 쌓여
▲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는 모습. /뉴시스
▲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는 모습. /뉴시스

“최근 실거래가가 떨어진 거래가 있긴 했지만 매수를 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집주인들도 급한 분들 아니면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내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올해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달 들어 길음뉴타운4단지 전용 59.97㎡의 경우 지난 13일 7억8000만원(1층)에 계약됐다. 올해 8월24일 같은 층, 같은 면적 매물이 8억2000만원에 계약된 것과 비교하면 4000만원이 떨어졌다.

길음뉴타운2단지 전용 143.43㎡의 경우에도 지난 1일 기존 실거래가(13억2000만원)에서 6000만원 떨어진 12억6000만원에 손 바뀜 됐다.

최근 들어 서울의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거래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호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기존 시세 이하로 팔지 않으려는 집주인과 집값이 떨어지면 사겠다는 매수자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대출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거침없이 오르던 서울의 집값 상승세가 4주 연속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5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상승률(0.14%)보다 축소된 0.13%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10월18일 0.17% 상승률에서 4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됐다.

매매수급지수도 지난 4월5일 이후 7개월여 만에 100이하로 떨어지면서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매매수급지수는 0~200 사이로 ‘100’을 기준으로 이 보다 낮으면 매도세가 강하다는 것을, 100 이상이면 매수세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100.9)보다 1.3포인트 낮은 99.6을 기록했다.

이번 달 서울의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살펴보면 기존보다 가격이 떨어진 계약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대출규제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중저가 밀집지역에서 가격 하락 거래가 속속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해링턴플레이스 전용면적 84.67㎡ 지난 4일 10억8000만원(1층)에 거래됐다.

지난 8월14일 같은 층, 같은 면적 아파트가 11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해 5000만원 가격이 떨어졌다.

재건축 기대감 등으로 올해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4단지 전용 58.01㎡은 지난 12일 직전 최고가인 8억1500만원보다 6800만원 내린 7억4700만원에 실거래 됐다.

상계주공아파트 단지 인근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저층, 급매물은 가격 하락 거래가 하나씩 나오긴 하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주인들은 호가를 낮추지는 않고 있다”며 “매수자든 매도자든 ‘조금 더 지켜보자’는 분들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 10건 중 3건은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은 31.8%로 나타났다. 이는 9월 대비 8.2%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최근 서울의 부동산 시장을 두고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거래량이 급감하고,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서울 집값이 조정기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반면 당장 하락장으로 진입하기에는 어렵다는 전망도 만만찮다. 서울은 여전히 매매수요가 많은데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입주예정물량도 줄어든다.

특히 최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중저가 밀집 지역의 가격 상승세는 완화되고 있지만 대출규제 영향이 적은 강남권이나 주요 정비사업 지역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는 ‘양극화 장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용산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이촌, 한남동 등이 집값 상승을 견인하면서 서울 전체 상승률(0.13%) 보다 높은 0.25%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 지역에서도 서초구가 0.21% 올랐고, 송파구와 강남구도 각각 0.19%, 0.18% 상승했다.

부동산R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서울은 수요자 이탈로 거래량은 크게 줄었지만 매도자도 호가를 쉽게 낮추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수요자가 원하는 가격과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 사이에 절충점을 찾기도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DSR 및 대출총량 규제로 급감했던 거래량이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1주택 비과세 기준가격 상향,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 이슈 등과 맞물리면서 매수-매도자의 줄다리기 흐름이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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