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이번 대선의 방향키를 누가 쥐느냐는 주도권을 놓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준석 당대표가 캠프 핵심·당 외부 인사들과 맞서는 모양새다.
14일 현재 국민의힘 안팎에선 선대위 구성을 놓고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캠프와 당 외부인사들과 대립하는 이유는 선대위 주도권을 쥐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 때문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의 ‘원톱’체제를 요구하며 윤석열후보 캠프를 해체 수준의 전면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중도확장을 컨셉트로 한 실무형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그간 경선과정에서 여러번 윤석열캠프 구성의 비대성과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파리떼, 자리사냥꾼’이라는 원색적인 단어를 쓰면서 윤석열캠프 구성을 여러차례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는 선뜻 결정을 못하고 있다. 치열한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믿고 따라와 주고, 결과적으로 경선 승리를 이끄는데 기여한 캠프 사람들을 내치기는 힘들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또 주도권을 김 전 위원장에게 전부 내주었다가 대선 기간 내내 끌려다닐 수도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윤 후보가 당헌당규상 당무 우선권을 가지고 있지만, 대선이 넉달이나 남은 상황에서 당대표와 선거전문가인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쉽게 무시할 순 없다.
이준석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윤 후보 압박에 들어갔다. 김 전 위원장은 12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사람에 너무나 집착할 것 같으면 성공을 못한다”며 윤 후보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수 없다”며 사실상 전권을 요구했다.
반면 윤 캠프는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에 대한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경선과정에서 윤 후보를 도와 승리를 이끈 사람들은 자기들인데, 김 전 위원장이 전권을 요구하며 자신들을 ‘파리떼’ 취급하는 것이 불쾌하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김 전 위원장과의 직간접적인 갈등이 있었던 인사들은 선대위 구성에서 배제될 거란 위기감을 떨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