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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기름전쟁]정부와 삼성, 피해주민들에 귀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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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기름전쟁]정부와 삼성, 피해주민들에 귀기울여야
  • 유효상 기자
  • 승인 2011.12.06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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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서해안 유류오염사고가 올해로 4년차를 맞고 있지만, 피해 주민들에 대한 보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더딘 실정이다. 사진은 사고 당시 태안군 개목항에서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시커먼 해안가를 등지고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충남도 제공)
 

정부와 삼성을 향한 서해안 유류오염사고지역 피해주민들의 호소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 7일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프리트호 기름유출사고가 올해로 4년째를 맞고 있지만 배상과 보상은 답보상태에 있는 데다 삼성중공업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 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사업과 해양환경복원사업 등에 대한 국비지원도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무엇하나 속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피해 주민들은 오는 7일 서울 삼성 본사 앞에서 1만여 명이 모이는 대규모 항의집회를 계획하는 등 온몸으로 공룡같은 정부와 삼성을 상대로 힘겨운 투쟁에 돌입했다.

충남도의회 서해안 유류피해지역 의원 12명은 5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와 삼성은 책임있는 자세로 피해주민들의 피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난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서해안 유류오염사고가 올해로 4년차를 맞고 있지만, 피해 주민들에 대한 보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더딘 실정이다. 사진은 당시 사고 선박인 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검은 기름이 흘러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충남도청 제공)

이들은 "다시 12월 7일이 다가왔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오늘, 청정해안을 휩쓸고 간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오염사고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은 채 주민들의 삶은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주민들의 절규를 절절하게 전했다.

또 "정부의 무관심과 무능, 사고 책임자인 삼성의 무성의와 무책임은 서해의 푸른 바다와 주민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지지부진한 배상과 보상, 늙은 소걸음만도 못한 환경복원사업, 눈과 귀를 막고 있는 삼성은 바다를 떠나 차가운 서울 아스팔트에서 목놓아 외치는 주민들의 절규에 대답해야 한다"고 여론에 호소했다.

이어 이들은 봄이 오면 막내아들 결혼식을 올려주겠다고 한 약속을 뒤로 한 채 먼저 간 이영권 열사, 허리와 무릎이 아픈 아내의 약값조차 마련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간 김용진 열사, 20년간 운영해온 수산물 가게를 닫으며 분노의 외침을 남긴 채 산화한 지창환 열사, 다시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속하고도 원만한 배상을 촉구하며 스스로 목을 맨 성정대 열사 등 희생자들의 이름을 일일히 불러가며 정부와 삼성을 자극했다.

 

▲ 지난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서해안 유류오염사고가 올해로 4년차를 맞고 있지만, 피해 주민들에 대한 보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더딘 실정이다. 사진은 사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상황이 이 같은 데도 정부는 피해 주민들의 보상과 배상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고 삼성은 지역개발기금 1000억원만 내놓으면 면죄부를 받는 것으로 착각하는 등 주민들에게 4년이란 세월은 허무할 따름이다.

유류사고로 인해 접수된 피해 건수는 전국적으로 모두 12만7153건에 달한다. 피해가 가장 컸던 충남지역의 신고 건수는 7만3255건이다.

충남 주민들은 IOPC(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측에 7만2872건의 피해배상을 요구했지만 올 11월 현재, IOPC는 4만5524건만 사정작업을 벌여 이 중 2만783건만 배상책임을 인정했고 1만4781건(391억6100만원)만 배상금을 지급했다.

 

▲ 지난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서해안 유류오염사고가 올해로 4년차를 맞고 있지만, 피해 주민들에 대한 보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더딘 실정이다. 사진은 사고 당시 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흘러나온 검은 기름띠가 해안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충남도 제공)

 

한 평생 어업이 하늘에서 내려준 천직으로만 알고 살아왔던 어업인들이 IOPC를 상대로 투쟁을 벌이기에는 너무 벅찬 것이 현실이다.

피해 주민들은 정부에서 조금만 힘이 돼 준다면 훨씬 가벼울 텐데 뒷짐만 지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태도가 야속할 뿐이다.

충남도의회 유익환 의원(태안1)은 "정부는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오염사고 피해주민의 지원 및 해양환경의 복원 등에 관한 특별법’에 명시된 책임과 의무만이라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은 위법이요, 직무유기이다.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에 대해서도 "유류오염사고의 전적인 책임은, 당시 기상 악화를 무시한 채 무모한 항해를 강행한 삼성중공업 크레인선에 있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초일류기업을 지향하는 삼성이 자국의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는다면, 그 이름은 허상일 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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