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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일원 재활용분류센터 직원들 "한달 90만원 박봉이지만 소중한 일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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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일원 재활용분류센터 직원들 "한달 90만원 박봉이지만 소중한 일터인데…"
  • 정영선 기자
  • 승인 2011.12.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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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강남자원회수시설’내에 입주해 있는 재활용분류센터 ‘성인알엔디’ 직원들이 플라스틱 재활용품을 선별하고 있다.
 

센터 폐쇄 움직임에 직원 60여명 "생계 막막" 호소
 

"5년동안 내일같이 일했어요. 그런 직장을 잃게 돼 생계가 막막합니다."

4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강남자원회수시설(쓰레기소각장)내에 입주해 있는 재활용분류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김점례(55·여)씨는 "요즘 회사가 문을 닫게 됐다는 소리에 밤잠을 설친다"며 이 같이 하소연했다.

김씨가 재활용분류센터 ‘성인R&D'에서 일한지는 5년째, 남편이 중풍에 걸려 생계가 막막해지자 일을 나오게 된 김씨는 오전 6시부터 오후3시까지 근무하는 오전반으로 플라스틱 페트병 등 재활용품을 골라내는 일을 하고 있다.

돌아가는 컨테이너 벨트위에 실려 산더미처럼 밀려오는 쓰레기 더미에서 페트병을 골라내는 그의 손놀림은 마치 기계와도 같이 빨랐다.

이들 직원들이 꼬박꼬박 일해 받는 돈은 매달 90만원 안팎, 대부분이 50대 후반, 장애인 등으로 생계가 어려운 일원1동 주민들이다.

이곳 센터 직원 60여명은 하루에 7시간씩 오전·오후반으로 나뉘어 버려지는 쓰레기를 자원으로 만들기 때문에 환경오염에도 도움이 된다는 자긍심으로 오늘도 묵묵히 일하고 있었다.

 

 

▲ = 3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강남자원회수시설’내에 입주해 있는 재활용분류센터 ‘성인알엔디’ 직원들이 플라스틱 재활용품을 선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삶의 터전이자 꿈의 일자리가 계약기간 만료로 인해 서울시로부터 올해안으로 ‘직장 폐쇄하라’는 통보를 받아 일자리를 잃게 될 처지에 놓였다.

이유는 '재활용선별장에서 냄새가 난다' 며 몇몇 일부 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이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우선 분류센터 작업팀장은 "이곳 재활용분류 선별장에서 냄새가 나 인체에 해롭다며 이전을 요구하지만, 우리는 몇년동안 일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팀장은 "이곳 재활용선별장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면, 대체부지를 마련해 주든지 아니면 재활용선별장을 리모델링해 깨끗한 작업환경속에서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류현예 분류센터 직원은 "우리 직원들을 내보내려고 서울시는 특별기금을 출현해 재활용선별장 철거조건으로 3억7000만원을 보상해 주고 또한 6억여원을 들여 주민편의시설 명목으로 실내골프장을 상가 1층에 설치해 준다고 하지만, 과연 이 지역에 골프장이 필요한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박휘자 강남주민지원 협의체 위원장은 "재활용분류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대부분 생계가 막막한 지역 주민들"이라며 "서울시는 보다 많은 주민이 고용창출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3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강남자원회수시설’내에 입주해 있는 재활용분류센터 ‘성인알엔디’ 직원들이 플라스틱 재활용품을 선별하고 있다.

 

2001년 건립된 6만4000㎡ 규모의 강남자원회수시설은 강남구와 송파·강동·서초·동작·광진·성동 등 주변 6개 구의 쓰레기를 하루 850t씩 소각처리하고 있다.

이 시설에는 6개 자치구로부터 30만~40만t의 생활쓰레기를 수거해 선별하는 1628㎡ 규모의 재활용선별장이 있다.

‘성인R&D'라는 재활용분류업체가 지난 2008년 1월부터 주민지원협의체와 3년 계약으로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으나, 지난해 3월자로 계약기간이 종료된 상태이다.

한편 주민지원 협의체는 폐기물촉진처리법에 따라 간접영향권지역인 소각장 반경 300m이내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협의체로 소각장 건립에 따른 각종 지원금액 등에 대해 구청 및 서울시와 협약을 체결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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