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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센터, 환자 살릴수록 손해일까” 정부, 점검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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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센터, 환자 살릴수록 손해일까” 정부, 점검키로
  • 이교엽 기자
  • 승인 2020.01.1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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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인력 이어 욕설 파문까지…갈등 수면으로
▲ 질의에 답변하는 이국종 아주대 교수.
▲ 질의에 답변하는 이국종 아주대 교수.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윤태호 공공보건정책관과 박재찬 응급의료과장 등을 수원 아주대 의료원에 보내 중재토록 했다. 

병원이 센터에 병실을 내주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서다.

불협화음은 지난해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확인됐다.

참고인으로 참석한 이국종 교수는 간호사 충원 문제와 관련해 “67명을 증원해야 하는 상황인데 실제 병원은 37명만을 증원하기로 결정했다”며 “나머지 30명을 뽑을 예산을 기존 간호사 월급 주는 데 돌렸다”고 말했다.

권역외상센터를 둘러싼 병상과 인력, 예산 등의 문제는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이국종 교수를 향해 욕설을 한 과거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론화됐다.

전문 의료진이 365일 24시간 대기해야 하고 전문 시설과 장비가 필요한 중증외상진료를 두고 정부는 “투입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시장실패 영역”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그런데도 높은 근무 강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가 낮아 대표적인 기피 분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욕설 파문으로 자칫 ‘권역외상센터는 손실이 큰 의료공급체계’라는 생각이 굳어져 센터 확대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8년 복지부 의뢰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원가 시스템을 갖춘 아주대병원과 부산대병원, 울산대병원 등 3곳의 권역외상센터를 대상으로 ‘권역외상센터 손익현황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3곳의 센터는 2017년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외상환자 1인당 평균 145만8784원의 손해를 보고 있었다. 수익이 입원환자보다 3.2배 많았으나 외상센터에 들어가는 원가 자체가 3.4배 많아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들 3개 병원에 추가로 필요한 보조금이 57억(환자기준)~153억원(공간기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런 손실이 지금까지 이어질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 사이 정부 지원이 늘고 별도 수가가 신설되는 등 후속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국종 교수가 2017년 11월 북한군 귀순병사를 수술하는 과정에서 열악한 중증외상 진료현장 문제가 공론화되자 다음해인 2018년 3월 ‘중증외상 진료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권역외상센터 전담전문의 1인당 지원 금액을 1억2000만원에서 1억4400만원으로 인상하고 운영기준을 초과해 간호사를 추가 채용하면 1인당 최대 4000만원 인건비를 지원하는 게 골자였다. 

이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그해 7월부터 기존 응급가산 이외에 추가로 외상환자에 대한 가산제도가 시행됐다.

여기에 2014년 2월 전남 목포한국병원을 시작으로 운영된 지 아직 6년도 채 안 돼 초기 투입비용이 클 수 밖에 없는 권역외상센터를 두고 손실에 따른 운영 어려움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더군다나 실제 권역외상센터를 찾는 중증외상 환자의 수는 닥터헬기 등의 보급으로 아직 늘어나는 추세다. 

박재찬 과장은 “센터를 개소한 지 얼마 안 된 병원들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병원 경영진은 권역외상센터가 손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며 “인건비 지원 등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만큼 올해 연구용역을 통해 다시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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