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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아버님전상서'에 속타는 심정 담은 증평군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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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아버님전상서'에 속타는 심정 담은 증평군 공무원
  • 강신욱 기자
  • 승인 2011.12.02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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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증평군의 한 공무원이 자신이 소신을 갖고 고향에 추진하는 사업이 '지역이기주의'에 막혀 어려움을 겪는 속상한 심정을 선친에게 편지글로 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증평군청 농정과 친환경농업담당 연인욱(54)씨는 '아버님 전상서'란 편지글을 2일 군청 내부망에 올렸다.

연씨는 이 편지글에서 "아버님, 제가 공직에 입문한 지 30년을 훌렁 넘겨 퇴직을 몇 년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하는 일로 아버님을 욕보이고 있으니 생전 불효도 모자라 사후에도 불효를 저지르는 아들, 참으로 자식은 원수덩어리인가 봅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선친에게 보낸 편지글은 계속 이어졌다.

"아버님, 이 아들의 말을 아무도 들어주지도 믿어주지도 않으려 하니 욕을 먹는 동반자로서 제 글을 읽어주시옵소서. 작년에 친환경농업 예산으로는 적잖은 나랏돈을 확보해 경종과 축산을 순환하는 자원화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누구든 자기가 사는 곳에는 절대 못하게 합니다. 고향의 한 곳이 예정지로 지목되자 인근 마을 분들이 들고 일어나 군수님을 찾아와 난리를 피웠고 돌아가신 아버님 이름을 들먹이며 욕을 합니다. 농축산순환자원화 시설이 냄새로 인해 마을에 피해가 있다면 어떤 처벌을 받더라도 제가 가동을 못하게 하겠습니다."

연씨는 자신이 소신을 갖고 추진하는 시설에 대해 극심한 반대를 하는 고향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답답한 심정을 이렇게 선친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털어놨다.

연씨는 "아버님이 생전에 계셨던 고향, 형님이 계시고 제가 살아가야 할 고향 저도 사랑합니다. 냄새가 안 나도 반대한다는 저 분들 제가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요"라고 선친에게 보낸 편지글을 맺었다.

연씨는 1977년 8월 공직생활을 시작했고 1991년 1월 개청한 충북도 증평출장소로 전입해 20년 동안 고향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편 증평군은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으로 100억원의 국지방비를 확보해 친환경농업 기반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후보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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