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달 29일 열린 당 쇄신 연찬회에서 전격적인 '퇴진 불사'로 대표흔들기 분위기를 반전시킨 가운데, 이어 '당·정·청 인적 쇄신'을 주장하고 나서 1일 열리는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 간 격돌이 예상된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달 30일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책 쇄신만으로는 국민의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며 "인적 쇄신도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정권 사무총장이 뉴시스와 통화에서 전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어 "국회의원은 4년마다 재평가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며 "나부터 출마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돼 있을 때 상대방을 비판하는 것이 옳은 태도"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그런 각오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모두가 그런 각오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자신은 빼고 남들만 쇄신 대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것이 맞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사무총장은 "어제(30일) 비공개 회의에서 현 지도부 체제를 흔들면 안 된다는 결정이 났다"며 "어제 당 쇄신 방향에 대해 발표하려고 했지만, 오늘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을 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총장은 "인적쇄신 문제는 정기국회에서 예산안을 처리한 직후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며 "예산 국회가 끝날 때까지 공천·인적쇄신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 등을 중심으로 한 당 소장파는 여전히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이날 최고위에서 지도부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 대표는 지난달 29일 열린 한나라 국회의원 및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지도부 교체' 카드를 꺼냈고, 30일 자신을 포함한 중진 의원들까지 내년 총선 때 기득권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원희룡 등 일부 소장파에서 거론한 '지도부 교체론'을 겨냥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나라당은 최고위원회가 끝난 직후 브리핑을 통해 향후 진로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총선기획단 구성 등 향후 일정에 대한 계획안도 나온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예산국회가 끝나면 바로 인적 쇄신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지난 총선을 고려할 때 12월에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한 후 1월에 후보자들을 신청받고 2월까지 공천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