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규장각 의궤의 영구 귀환을 위해 노력한 재불학자 박병선 박사가 23일 (한국시간) 향년 83세에 숙환으로 타계했다.
박 박사는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은 뒤 프랑스 파리에서 요양을 하며 저술 활동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지난 8월 병세가 악화돼 파리에서 한차례 수술을 받은 뒤 이달에도 추가로 수술을 받았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박 박사는 서울에서 태어나 진명여고와 서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55년 프랑스로 파리제7대학교대학원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 박사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던 1972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인 '직지심체요절'을 발견했다. 또 1977년 도서관 별관 창고에 '파지'로 분류돼 있던 외규장각 의궤들도 찾아냈다.
이후 박 박사는 직지의 금속활자본이 '구텐베르크'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고 증명해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또 외규장각 의궤는 병인양요 때 밀반출 된 '약탈문화재'라는 사실을 확인해 국내에 알렸다.
박 박사는 도서관 사서직을 그만둔 뒤 10여년 간 외규장각 도서를 빌려 그 목차와 내용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등 반환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145년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결실을 맺었다.
박 박사는 외규장각 도서 등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7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고, 지난 9월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이 서훈됐다.
빈소는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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