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는 위기에 강했다. '포스트 박지성' 김보경(23·카디프시티)이 홍명보호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김보경은 30일 오전 1시15분(한국시간) 영국 코번트리의 코번트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멋진 발리 슈팅으로 2-1 승리를 이끌었다.
김보경은 경기 직후 "동점골을 허용하고 이른 시간내에 득점을 할 수 있어서 팀에 도움이 된 것 같다. 특히 쫓기는 입장에서 빨리 리드를 다시 찾을 수 있었던 것이 팀 전체에 안정을 가져다 준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멕시코 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점에 대해 그는 "특별히 팀의 경기력이 나쁜 것은 아니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두 골 모두 공격수가 득점을 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고 평했다.
이어 "공격수는 팀의 득점 장면에 어떻게 보탬이 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매 경기 골에 연연하기보다는 앞으로도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7일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긴 한국은 골 결정력 문제를 지적 받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전을 득점 없이 마쳐 골 가뭄의 악령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부동의 원톱' 박주영(27·아스날)이 후반 11분 선제골을 뽑아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3분 뒤 동점골을 내줘 상승세를 타던 한국의 분위기는 급격히 식었다.
불안했다. 한국은 앞서 가던 상황에서 갑자기 쫓기는 신세로 입장이 바뀌었다. 자칫하면 스위스의 추가골이 나올 수 있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 추가골이 시급했다.
그런 가운데 김보경의 왼발이 빛났다.
김보경은 후반 19분 왼발 발리 슈팅으로 스위스의 골문을 갈랐다. 구자철의 측면 크로스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됐고 김보경이 득달 같이 달려들어 그림 같은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김보경의 한 골로 흐름은 한국 쪽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두껍게 수비벽을 쌓았던 스위스를 계속해서 몰아붙였다. 김보경의 골이 마중물 역할을 한 셈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김보경은 종횡무진했다. 후반 35분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구자철에게 완벽한 슈팅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김보경은 앞서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A조 4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천금같은 동점골을 뽑으며 본선 진출을 돕기도 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A대표팀도 오가며 왼쪽 날개 자리를 확실히 메우고 있는 김보경. 8월2일 오전 1시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가봉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그의 발끝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