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혁신안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사실상 혁신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제 쇄신의 키는 당권주자들이 쥐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윤희숙 혁신위원회에서 제안한 1호 혁신안인 ‘계엄·탄핵 등에 대한 대국민 사죄문 당헌·당규에 수록’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이 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1호안를 중점적으로 설명했지만, 호응이 있지는 않았다고 한다. 의원총회가 언제 열릴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2호안과 3호안인 ‘당대표 단일지도체제 채택 및 최고위원제 폐지’, ‘당원 주도 인적 쇄신을 위한 당원소환제 도입’의 경우 논의를 시작하기조차 쉽지 않은 분위기다.
또한 윤 위원장이 제안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 등을 포함하는 인적 쇄신안에 대한 반발도 강하다. 특히 이는 혁신위 내에서 논의한 사안이 아닌 개인 의견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을 키웠다.
이 때문에 당 혁신 논의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지도부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다음 달 22일로 정해지면서 당초 8월 말까지로 예정돼 있던 혁신위의 조기 활동 종료 가능성도 점쳐진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제가 나름대로 혁신안을 미리 준비해서 지금 가지고 있다. 조만간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진우 의원도 이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 의원은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은 필수”라며 “계엄을 옹호하거나 전직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하는 것은 우리 당의 확장성을 스스로 가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조경태 의원도 인적 쇄신을 통한 당 개혁을 주장한 바 있다. 나아가 ‘혁신 후보’ 간 단일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도 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인적 쇄신을 강조하기보다는 지금은 단일대오로 뭉쳐 거대 여당의 입법 공세에 대응해야 하는 시기라고 주장했다.
이날 유력한 당권주자로 분류되던 한동훈 전 대표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전당대회 대진표도 확정돼 가는 분위기다. 다만 한 전 대표는 ‘개혁파’ 후보로 분류되는 조경태·안철수 의원 등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