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서울 대학로가 온갖 공연으로 가득한 축제 공간이 된다.
한국공연예술센터(이사장 최치림)는 8월 3~11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과 씨어터카페, 낙산공원 등 대학로 일대에서 '2012 마로니에 여름축제'를 연다.
지난해 제정된 이 행사는 올들어 공연예술 장르의 범위를 확장했다. '대학로, 당신의 여름 휴가'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힙합, 인디밴드, 국악뮤지컬, 재즈, 월드뮤직뿐 아니라 문학 콘텐츠를 활용한 낭독극, 무용극도 선보인다.
밴드 '바이날로그'의 콘서트 '셋 유어 솔 프리'(Set Your Soul Free·8월4일·사진)와 싱어송라이터 하림의 '집시테이블'(8월10일)을 통해 각기 다른 스타일의 월드뮤직을 접할 수 있다.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판소리, 레인부츠를 신다'(8월7일)와 씨어터카페에서 공연하는 놀애 박인애의 판소리콘서트 '청춘을 노래하다'(8월7일), 안은경 피리 콘서트 '미로'(8월8일)는 평소 극장에서 접하기 어려운 우리 가락을 들려준다.
또 씨어터카페에서는 인디밴드 밀크티의 '쌉달콘'(8월5일), 뮤지컬 청춘밴드의 넘버들로 꾸미는 '블루 스프링'(8월6일)이 열린다.
지난해 거리 공연에서 호응을 얻은 힙합댄스 배틀 '댄스 플레이버 잼(Dance Flavor Jam)'은 '문나이트 클럽의 향수를 찾아서'(8월5일)라는 부제를 달고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마도원 음악감독이 이끄는 크로스오버 연주단 '새바'(SEBA)는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탱고음악과 라틴댄스 춤곡이 어우러진 '셸 위 댄스 위드 새바'(8월9일)를 선보인다.
지난해 마로니에 여름축제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그라운드 잼'은 탭댄스와 재즈가 뒤섞인 공연 '사운드 오브 탭 라이브'(8월11일)를 공연한다. 사연 많은 귀신들의 축제인 창작집단 툭의 무용극 '귀신의 집'(8월8일)도 관심을 끈다.
극단 종이로만든배의 '대 바람 소리'(문순태 작·8월10일)와 극단 창작토마토(연출 김태형)의 '커피플레이'(8월 3~5일)는 씨어터카페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아르코예술극장 주차장에서 1박2일 간 펼쳐지는 '아르코캠핑장'(8월10일)은 도심 예술캠핑이라는 콘셉트로 눈길을 끈다. 하림이 함께하는 어쿠스틱 미니콘서트가 펼쳐지고 텐트마다 장기자랑을 벌이는 시간도 마련된다.
아르코예술극장의 붉은 벽돌담에 투사되는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참가비는 1인 1만원이다. 취사와 세면이 금지되며 야식이 제공된다. 한국공연예술센터 홈페이지(www.hanpac.or.kr)에서 신청가능하다. 30개동 텐트에 120명을 모집한다.
지난해에 이어 아르코예술극장 앞마당에서 열리는 '마로니에 오픈마켓'(8월5일)은 대학로의 예술가와 상인, 주민들이 어우러져 예술품과 생활품을 교환하고 판매하는 벼룩시장 형태로 꾸며진다.
8월 4~9일 씨어터카페 애니메이션 극장에서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협찬으로 단편애니메이션 베스트 컬렉션 작품들을 매일 2회 연속 상영한다. '소중한 날의 꿈' '인디애니박스: 셀마의 단백질 커피' 등을 선보인다.
낙산공원 야외무대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낙산씨네마'는 나라짱닷컴, 한국영상자료원, KT상상마당과 제휴해 '하늘과 바다'(8월8일), 독립영화 '똥파리'(8월9일), '우리는 액션배우다'(8월10일)를 무료 상영한다.
지난해에 이어 총감독을 맡은 탤런트 겸 연극배우 김갑수는 "대학로가 예전과 달리 관객들에게 외면 당하고 있다"며 "대학로를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축제다. 기존 축제와 달리 실험적이고 논리적인 형태의 공연을 통해 대학로를 즐기만한 곳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총연출인 김서룡 청운대 공연기획경영학과 교수는 "작년에는 드라마와 무용를 선보인데 반해 올해에는 국악, 애니메니션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며 "정체성보다는 시기와 기호에 맞춰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겠다"고 알렸다.
3일 개막식에서는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 2009년 야마하 아시안 비트 그랜드 파이널 대상에 빛나는 록밴드 '브로큰 발렌타인'이 공연한다. 마임니스트 이태건, 강정균, 김찬수 등도 무대에 오른다.
4일에는 대학로예술극장 주차장에서 도심형 블록파티를 연다. 정원영밴드, 아트오브파티스, 가자미소년단이 노래한다. 18년째 대학로에서 거리 공연한 윤효상, 김철민과 함께하는 파티도 열린다.
모든 야외 공연과 일부 씨어터카페 공연은 무료다. 소극장과 씨어터카페의 공연은 5000~1만원에 볼 수 있다. 14편의 공연을 3만원에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 티켓도 판매한다.
지난해 이 축제는 2주간 총 35편을 선보이며 약 2만4000명의 관객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