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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각시탈과 KBS 각시탈, 탈이 다르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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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각시탈과 KBS 각시탈, 탈이 다르다…왜?
  • 김정환 기자
  • 승인 2012.07.11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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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65) 원작 만화 ‘각시탈’(1976)을 탐독한 사람들이 KBS 2TV 수목극 ‘각시탈’을 보면서 ‘어?’하고 드는 의문이 있다.

각시탈의 모양이 어딘가 다르기 때문이다.

만화 ‘각시탈’ 속 각시탈은 얼굴 전체를 가리는 전통적인 각시탈이다. 반면, 드라마에서 ‘이강산’(신현준)이 쓰다가 죽은 뒤 동생 ‘이강토’(주원)가 이어 받은 각시탈은 얼굴의 상부만 가리는 형태다. 원작과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드라마는 만화 스토리 중 출세를 위해 일제의 앞잡이가 된 동생이 각시탈을 추적하다 마침내 사살하지만 그가 친형이었음을 알게된 뒤 속죄를 위해 형의 뒤를 이어 각시탈이 된다는 것이나, 각시탈이 자신을 체포하라는 특명을 받은 학창시절 친구인 일본인과 운명적인 대결을 펼치는 것 등 기본 얼개를 지킨다.

그러면서도 만화보다 밀도를 높였고, 더욱 극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항일의 아이콘 각시탈과 일제 고등계 형사라는 이중생활을 하는 이강토, 독립운동가의 딸 ‘목단’(진세연), 형을 죽인 각시탈을 뒤쫓는 교사 출신 일제 고등계 형사 ‘슌지’(박기웅)의 캐릭터나 이들의 삼각 러브라인, 조선 출신 일본 스파이 ‘채홍주’(한채아), 비밀조직 ‘키쇼카이’ 등은 드라마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하기 위해 넣은 설정들이다.

가면이 만화와 다른 것 역시 이런 맥락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처음에는 만화처럼 얼굴을 모두 가리는 시안, 지금처럼 얼굴의 상부만 가리는 시안 등 여러 시안이 있었다. 그 중 상부만 가리는 시안을 택한 이유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첫째, 각시탈을 연기하는 신현준(44)이나 주원(25)이 탈을 썼을 때 더욱 멋지고, 돋보일 수 있어야 한다. 직접 써보니 상부만 가릴 때가 비주얼적으로 좋았다.

둘째, 신현준이나 주원은 각시탈을 쓴 채 표정 연기를 통해 감정 전달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전체를 가릴 경우 표정 연기가 불가능하므로 상부만 가리는 탈을 써야 했다.

셋째, 만화의 경우 각시탈이 탈을 쓴 채로도 얼마든지 일본 헌병들과 일전을 벌일 수 있지만 드라마의 경우 얼굴 전부를 가리면 신현준이나 주원이 액션신을 촬영할 때 호흡에 문제가 생긴다.

만화와 드라마의 각시탈은 재질도 다르다. 만화의 각시탈은 나무, 드라마의 각시탈은 특수 고무다. 신현준과 주원의 얼굴형에 맞춰 제작된 만큼 두 사람의 각시탈도 서로 차이가 있다. 아무리 고무라고 해도 무게가 만만찮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경기 수원 녹화현장에서 주원은 “탈을 쓰다 벗으면 경락 마사지를 받은 기분이다. 마치 코가 내려앉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앞으로 한여름 무더위에 탈을 쓴 채 촬영한다는 것 또한 고역일 수밖에 없다.

한편, KBS는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의 스파이더맨 가면처럼 각시탈을 캐릭터 상품화할 가능성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스파이더맨은 글로벌 완구기업 해즈브로에서 가면을 제작해 세계 시장에 판매 중이다. 다만 KBS는 간이로 각시탈 1000개를 제작해 여의도 사옥 견학을 오는 시청자들에게 기념품으로 선물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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