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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에 공공기관 번호 왜 뜨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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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에 공공기관 번호 왜 뜨나 했더니…
  • 배민욱 기자
  • 승인 2011.11.21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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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사기(보이스피싱) 조직에 발신번호 변작 서비스를 제공한 별정통신업체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 업체와 전화금융사기 콜센터간 연계 역할을 해온 중국내 별정통신업체 대표 등도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21일 이모(37)씨에 대해 사기방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유모씨 등 6명은 전기통신사업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월 중국 연길에 A통신업체를 설립해 국내 별정통신업체인 유씨 등이 대표이사로 있는 국내 별정통신업체와 국제전화 회선 연결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인터넷 웹사이트 www.800-web.com에 '070/02/400국제카드/문자발송 판매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고객님이 원하는 번호로 발신가능, CID(발신번호)를 수시로 변경가능, 디비 추출이 쉬움' 등의 광고를 게재했다.

이씨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이 광고를 보고 인터넷 전화를 신청한 '보이스피싱콜센터'에 인터넷 전화를 설치하고 유씨 등이 운영하는 별정통신업체 인터넷전화 관리 웹사이트에서 '발신번호 변작 서비스'를 제공했다.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국내 피해자들에게 금융사기 전화를 하면서 발신번호를 법무부 장관실, 검찰청, 경찰청, 금감원, 은행 전화번호 등으로 수신자에게 표시되게 한 것이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서는 이씨가 제공한 인터넷 전화 회선을 이용해 8월 한 달에만 145명으로부터 모두 20억원을 가로챘다. 이는 8월 전국 보이스피싱 피해자 736명의 19.7%를 차지하는 수치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전화 서비스업의 경우 비교적 작은 자본으로 쉽게 시작할 수 있어 소규모와 무등록 별정 통신업체가 난립하고 있다"며 "손쉽게 수익을 내기 위해 보이스피싱 등 범죄조직과 연계되는 별정통신업체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별정통신업체를 통해 발신번호가 변작돼 통화가 연결된 경우 발신번호 변작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며 "금융사기 전화회선의 실제 가입자 식별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 강화로 불법 발신번호 변작서비스를 제공하는 별정통신업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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