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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남측 인사와 첫 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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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남측 인사와 첫 대면
  • 장진복 기자
  • 승인 2011.12.27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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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이희호 여사 및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만남이 26일 성사됐다.

민간 조문단은 방북 첫날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조문한 뒤 김정은에게 조의를 표명했다. 김정은이 남측 인사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낮 12시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에 도착해 오후 1시 오찬 및 휴식, 오후 6시20분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김정일 위원장을 조문하면서 김정은 부위원장에 조의를 표명한 뒤 오후 6시30분 백화원 초대소로 복귀했다"고 전했다.

금수산기념궁전과 백화원이 차로 이동하는 데 약 5~10분 소요된다는 점 등을 미뤄봤을 때 김정은과 남측 조문단은 별도의 면담을 갖지 않고 상주(喪主)에게 조문하는 형식으로 대면했을 가능성이 크다.

조선중앙통신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의 령전에 26일 남조선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리희호녀사일행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일행이 조의를 표시하였다"고 보도했다.

또 "일행들은 김정일동지의 령전에 묵상하였으며 그이의 령구를 돌아보았다"며 "김정은 동지께 그들은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시하였다. 그이(김정은)께서는 이에 깊은 사의를 표하시였다"고 전했다.

따라서 조문단은 김정은에게 조의를 표명, 김정은은 이에 사의를 표시하는 등 의례적 수준의 인사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조문단은 평양에서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 오찬 및 만찬을 갖고 남북문제와 관련된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오·만찬의 장소 및 참석인원 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희호 여사 측에서는 6·15 남북공동선언 정신을 언급, 현정은 회장 측에서는 중단된 금강산 관광 사업의 재개 문제 등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김정은과 남측 인사의 만남이 처음 성사된 만큼 이번 조문이 '포스트 김정일' 시대 남북관계에 적지 않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은 뉴시스와 가진 통화에서 "조의 표명 외 큰 이야기는 따로 없었을 것 같다"면서도 "김정은과 만났다는 것 자체가 (남북관계에) 긍정적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이날 만남 자체가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 사업인 6·15 공동선언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향후 남북대화를 비롯한 6자회담 재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김정은이 상주 자격을 맞이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정부를 상대로 북한이 북한이 정책을 추진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와 남북관계 향후 전망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희호 여사 측 13명과 현정은 회장 측 5명 등 모두 18명으로 구성된 조문단은 이날 오전 8시께 남측 출입사무소에 도착, 8시28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오전 11시30분께 평양에 도착했다.

출경에 앞서 이희호 여사는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을 통해 "북측이 2009년 8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이 (북측 조문단을) 보내주신 만큼 조문가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저희 방북이 남북 개선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방북 이튿날인 27일 귀경 도중 이희호 여사 측은 개성공단에 들러 입주기업을 시찰한 뒤 오후 3시10분께 남북 출입사무소에 도착한다. 현정은 회장 측은 개성공단에 방문하지 않고 곧바로 귀경해 낮 12시30분께 출입사무소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편 이희호 여사 측 조문단은 김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홍걸씨와 큰며느리 윤혜라씨 등 유족 5명과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기조부실장, 여비서, 경호원 등 13명으로 구성됐다. 현정은 회장 측에서는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을 포함한 현대아산 상무·부장·사원 등 5명이 방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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