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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전남대 기숙사서 2년간 4명 숨져···교내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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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전남대 기숙사서 2년간 4명 숨져···교내 '뒤숭숭'
  • 김상기 기자
  • 승인 2025.07.16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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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정신건강 클리닉 운영···상담 강화" 방침
의무 아닌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재점검 시급
▲ 전남대학교 대학본부 전경.(사진 제공= 전남대학교)

전남대 기숙사에서 지난 2년 1개월 동안 재학생 4명이 숨지면서 교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학교 안팎에서는 불미스러운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현행 기숙사 내 심리상담 프로그램 등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른다.

16일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5시 54분께 전남대 광주생활관(기숙사) 9동 앞에서 대학원생 A(24)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도중 숨졌다. 이렇다 할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옥상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고 가족과 주변인을 상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5월에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유학생 B(23)씨가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숨지기 전 학업 스트레스를 이유로 교내에서 소란을 부리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었다.

B씨가 숨지기 한 달 전인 4월과 2023년 6월에도 재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잇따라 숨졌다. 지난 2년 1개월 동안 기숙사에서 숨진 대학생 수는 모두 4명에 이른다.

A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시작으로 과거의 사건들이 재조명되면서 방학을 맞은 교내 분위기가 다시 한번 뒤숭숭하다.

기숙사에서 지내는 입소생들은 대체로 고향과 떨어져 사는 탓에 심적 고립감과 같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을 수밖에 없다. 학교 측에서도 이에 발맞춰 입소생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하고 있다.

전남대는 지난 2022년 생활관 마음건강 캠페인을 시작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2024년 5차례, 2025년 3차례 등 최근까지 9차례 진행했다. 가장 마지막 프로그램은 지난 5월16일 목공예 체험을 응용한 정신건강 증진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를 집중 운영해온 기간인 2024년과 올해까지 잇단 사망 사례가 속출, 관련 프로그램을 재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학교 측은 그간 관련 프로그램을 의무 참여가 아닌 선택형으로 운영해왔다. 참가 입소생들에게는 외출·외박에 사용할 수 있는 '상점'을 부여했다. 기숙사 입소 시점마다 마음건강 심리진단 조사에 나서왔지만 이 또한 입소생들의 의무 참여는 아니었다.

숨진 A씨도 학부생 시절 기숙사에서 잠시 지냈으나 기숙사를 통해 관련 진단을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다 보니 전체 입소생들을 대상으로 한 잠재적인 스트레스 고위험군 파악은 어려운 실정이다.

투신 위험이 있는 난간 또는 기숙사 옥상 관리 문제도 되짚을 부분이다. 통상 소방 시설로 분류되는 옥상은 출입이 통제돼야 하는 만큼 평소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교 측은 재학생 사망 사고 재발을 막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먼저 지난 6월부터 교내 보건소에 '정신건강 클리닉'을 열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건소장을 정신건강 전문의로 임명, 관련 분야 상담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북구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유관기관 또는 주변 병원과 협약을 맺어 운영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대학원 차원에서도 학생생활상담센터와 정신건강 클리닉을 보조하는 '마음건강 교육: BTC 인아웃밸런스 역량검사 및 해석특강' '대학원생 생명사랑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잇단 사망 사례가 나온 만큼 학교 차원에서 심리 상담과 같은 프로그램을 조금 더 체계화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온다"며 "교내 보건소의 정신건강 특화 운영에 발맞춰 기숙사의 마음건강 프로그램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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