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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공적판매처 17곳 중 15곳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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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공적판매처 17곳 중 15곳 “없어요”
  • 이교엽 기자
  • 승인 2020.03.04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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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자마자 품절”, “1장씩 팔아도 싹나가”
평일 직장인 등 사실상 구매 불가능
▲ 서울역 중소기업명품 마루매장 브랜드K 코너 앞에서 마스크 구입하는 시민들.
▲ 서울역 중소기업명품 마루매장 브랜드K 코너 앞에서 마스크 구입하는 시민들.

‘마스크 대란’에 기자가 직접 뛰어들어봤다. ‘마스크가 아니라 금(金)스크’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서울 시내 판매처를 발품 팔아 그토록 찾기 어렵다는 공적마스크를 구해봤다.

결과는 예상 이상으로 처참했다. 지난 3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시내 4개구(영등포구·서초구·중구·마포구)에서 17군데 판매처(약국 16곳·하나로마트 1곳)를 돌아본 결과, 마스크를 구할 수 있는 공적 판매처는 단 2곳이었다.

그마저도 1곳에서는 수량 부족을 이유로 1인 2장까지만 판매해 4시간 동안 서울 4개구를 돌고 손에 쥔 마스크는 7개가 전부였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약국 10곳은 “마스크가 들어오자마자 다 팔려서 없다”거나 “아직 안 들어왔고,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는 대답을 내놨다.

중구의 A약국은 “오전 9시에 들어와서 이미 다 팔렸다”며 “오늘은 50장 밖에 안 와서 한 사람당 한 장씩만 팔았는데도 30분만에 싹 다 팔렸다”고 답했다.

다른 약국 4곳과 하나로마트 1곳에는 이날 마스크가 아예 들어오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모든 약국에 100개씩 균등하게 나눠주겠다고 한 정부 발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영등포구의 한 약국은 “원래 오늘 들어올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취소됐다고 문자메시지가 왔다”며 “내일은 공급될지 나도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마포구 신촌의 C약국은 “물량이 없어서 공적마스크는 오늘 안 들어온다고 한다”고 안내했다. 

이 약국에서는 일반 마스크를 4000원에 판매하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기자보다 앞서 들어간 여성 2명이 전량을 먼저 가져갔다.

이날 여덟번째로 방문한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처음으로 마스크 구경을 할 수 있었다. 그마저도 물량이 부족해 단 2장만 살 수 있었다.

약사 D씨는 “여긴 다른 곳과 달리 대로변에 위치한 게 아니고 건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야 해서 그런지 그나마 마스크가 남아있다”며 방역용 마스크를 2장 내밀었다.

그 다음 방문한 중구의 약국에서도 간발의 차로 마스크를 구했다. 근무하던 약사가 ‘빨리 빨리 저쪽이요’라고 외쳐 1500원짜리 KF94 5장을 가까스로 집었다.

뒤이어 중년 남성 3명이 남은 마스크를 ‘싹쓸이’하면서, 그 다음 들어온 직장인들은 빈손으로 허탈한 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 뒤로는 마스크를 발견해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구매하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여덟 군데 약국을 더 돌았지만 행운은 없었다.

기자는 4시간 동안 판매처를 돌아 마스크를 ‘운 좋게’ 7장 구했다. 평일에 잠깐의 시간도 내기 쉽지 않은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등은 사실상 공적마스크 구입이 불가능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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