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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단체 “중국 바이러스 받자” 대자보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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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단체 “중국 바이러스 받자” 대자보 게재
  • 이교엽 기자
  • 승인 2020.02.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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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좋은 마스크 중국 양보…文 음해는 적폐"

보수성향 단체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정부 대응을 반어법 풍자 형식으로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서울대와 고려대에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대협은 '깨어있는 학우들의 코로나 대응강령'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서울대와 고려대에 각 1만장씩 게시했다고 24일 밝혔다.

전대협은 "최근 학내 극우세력이 무분별한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중국에 대한 혐오감정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에 전대협은 다음과 같은 행동강령을 전국 100개 대학에 게시한다"고 전했다.

전대협은 이어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학내가 어수선하다. 겁이 많은 학교 측은 지레 겁을 먹고 새터(새내기배움터)와 OT는 물론, MT까지 취소했다"며 "(그러나) 우리들의 젊음 앞에 코로나 정도는 봄날 꽃가루에 이는 재채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들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3~4시께까지 각 대학교에 붙인 대자보에는 '질 좋은 마스크는 중국에 양보하자', '대통령을 음해하는 자는 무조건 적폐극우', '넘치는 인류애로 끝까지 모든 중국인들과 바이러스를 받아들이자' 등의 풍자식 대응 강령 7개 항목들이 담겼다.

전대협은 대자보에서 "우리는 코로나를 두려워하지 않고, 우리의 정신력은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며 "대통령께서는 300만개 마스크를 중국에 지원하는 위대한 인도적 결단을 내렸다. 앞으로도 질 좋은 마스크는 전부 중국에 양보하자. 국민 건강 따위는 한중관계에 비하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적었다.

이어 "코로나로 대통령을 음해하는 자는 무조건 적폐극우 학생들이다. 이들에게 잔혹한 보복을 가하자"며 "대통령 말씀에 의심을 갖지 말자. 그 분은 대가리가 깨져도 항상 옳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전세계가 중국인 입국을 차단하지만 우리는 넘치는 인류애로 끝까지 모든 중국인과 그들의 바이러스까지 받아들인다"며 "개강 후 조별과제가 있다면 반드시 중국인을 넣어 적극적으로 중국몽에 동의하자. 아프리카돼지 열병, 미국독감, 스페인독감, 일본뇌염은 되지만 우한폐렴은 안된다"고 덧붙였다.

전대협 관계자는 이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 국민과 대학생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 정부가 중국인 유학생 또는중국인 입국 금지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이런 상황이 불거졌다고 생각한다"며 "개강 시기에 맞춰 전국 대학들에 (추가적으로) 붙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대협은 지난해 5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건물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영화 '어벤저스' 악역 캐릭터 가운데 하나인 타노스를 합성한 사진이 담긴 전단 수백장을 살포하기도 했다. 또 올해 초 중구 프레스센터 옥상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 수천장을 뿌려 경찰에 입건된 바 있다.

이 전대협은 지난 1987년 결성됐다가 해체한 학생 단체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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