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임시국회가 8일 문을 열었지만 여아가 의사일정은 물론 정부조직법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국회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여야는 이날도 물밑접촉을 통해 협상 타결을 시도할 방침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번 주말을 최종시한으로 두고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민주당 역시 당내에서 양당이 서로 받을 수 없는 '여우와 두루미식'안만 교환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협상 타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야 협상이 SO의 인·허가권을 방통위에 둘 지, 미래부에 둘 지를 놓고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탈출구 찾기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3가지 선결조건을 제시했지만 일단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부문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데 동의한 것으로 판단, 이를 중심으로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부 출범 이후 방송장악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별도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야당이 방송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제안한 ▲공영방송 이사 추천시 재적의원 3분의 2이상 찬성하면 통과시키는 특별정족수안 도입 ▲언론청문회 즉시 실시 ▲MBC 김재철 사장에 대한 검찰조사와 사장직 사퇴 촉구 등 3개안에 대해서는 '정부조직법과 관계 없는 요구안'으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상태다.
반면 민주당은 박기춘 원내대표가 내놓은 '정부조직법 원안 처리+3개안'을 새누리당이 거부한 것으로 판단하고, SO를 방송통신위원회에 남기되 방송통신기술(ICT)을 진흥할 수 있는 특별법을 만드는 쪽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
우원식 수석원내부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당이 SO를 포함해 방송 장악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는 걸 정확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SO 인허가권을 장관 밑으로 가져가면 안 된다. ICT 진흥이 걱정이라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ICT를 제대로 모아서 ICT산업을 진흥시키는 특별법을 만들어 도와줄 수 있는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수석원내부대표는 "(SO관련 업무의 이관에 대해) 오랫동안 진전이 없다가 박기춘 원내대표가 대승적으로 원안 수용을 밝힌 만큼 그걸 전제로 나머지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지상파의 공정성이나 중립성을 담보하는 방법이 있다면 별도로 치열한 논쟁을 통해서 충분한 연구와 검토를 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은 후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 부분에 대해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서 논의하자"고 맞섰다.
정부조직법 협상 난항으로 새 정부 국정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식물국회' '식물정부' 비판 여론이 커지는 만큼 정치권 안팎에서 마냥 시간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급기야 야당 내부에서도 성찰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조직법 합의를 못하면) 모든 책임을 지고 거취에 관해 중대 결심을 하겠다"며 "만약 못해낸다면 정치를 한다는 사람이 무슨 낯으로 국민을 대하겠냐"고 배수진을 쳤다.
특히 그는 "여야 모두 상대방이 받을 수 없는 '여우와 두루미식' 안은 그만 내라"며 "여야 협상팀도 정보통신기술(ICT) 문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입장과 방송공정성 확보 및 언론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 충분히 고려된 새로운 합의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