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경영악화가 예상됐던 생명보험사들이 줄줄이 눈에 띄게 높아진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비과세 혜택 종료를 앞두고 막차를 타려는 일시납 저축성보험 가입자들과,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찾는 사람들이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생보사의 저축성 보험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은 2012 회계연도 3분기(2012년 4월~12월)까지 각각 4080억원(9.6%↑), 1087억원(48.7%↑)의 누적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생보사들의 이같은 선전은 즉시연금을 비롯한 저축성보험으로 인한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동안 신계약의 연환산보험료 1조7120억원 중 저축성보험 보험료는 2660억원으로 15.5%의 비중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3분기까지 한화생명의 신계약 연환산보험료 2조1120억원 중 저축성보험의 비중은 7440억원(35.2%)으로 3배 가량 수직상승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총 보험료 상승분이 저축성보험의 보험료 상승분과 거의 일치한다.
보험료는 월납·분기납·반기납·연납 등 다양한 납부 방식이 있는데 연환산 보험료(APE)는 이를 모두 연납으로 환산해 동일기준으로 만든 수치다.
저축성보험의 인기는 보험 판매 채널의 비중에서도 나타났다. 저축성보험은 대부분 은행(방카슈랑스)에서 판매가 되는데, 한화생명에 올 3분기까지 가입한 신계약 중 방카슈랑스를 통한 가입이 22.2%로 지난해(11.5%)보다 그 비중이 두 배 가량 늘었다.
반면 설계사를 통한 가입 비중은 71.5%에서 60.4%로 줄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즉시연금과 일시납 저축성 상품 판매 증가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최근 세재개편 이슈로 방카슈랑스 채널에 돈이 몰리며 저축성 상품의 판매 증가로 3분기 누적 연환산 보험료 중 방카슈랑스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중형 보험사인 동양생명도 마찬가지.
동양생명의 올 3분기까지 수입보험료는 2조 8513억원으로 지난 해 대비 23.1% 성장했고, 같은 기간 전체 매출액은 22.8% 증가한 3조 5478억원을 기록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세제개편으로 인한 일시납 저축성 상품 특수 등이 이번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며 "뿐만 아니라 유지비차 이익과 위험률차 이익의 안정적인 증가가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