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5-08-20 16:24 (수)
새로운 롯데, 호텔롯데 상장이 선결과제
상태바
새로운 롯데, 호텔롯데 상장이 선결과제
  • 윤이나 기자
  • 승인 2016.11.08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는 어차피 일본회사 아닌가요?'

롯데그룹 검찰 수사 관련 기사에 달린 한 네티즌의 댓글이다. 롯데그룹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평가와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해 초 시작된 신동주 전 일본 롯데 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롯데그룹은 본격적으로 '국적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형제 간의 싸움이 폭로전 양상을 띄면서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구조가 공개됐고, 예상보다 높은 일본의 지분율과 영향력에 사람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기업의 태생적 배경, 호텔롯데 상장 만이 '국적 논란' 유일한 해결책
 

 

사실상 롯데그룹의 국적논란은 '맞는 말'이기도 '틀린 말'이기도 하다. 우선 한국 상법에 의해 회사를 설립하고 한국 정부에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회사'라는 주장과 지분구조 최상위에 일본 비상장사가 존재하는 만큼 엄연한 '일본회사'라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롯데그룹 국적'에 대한 해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 참석해 "롯데그룹은 한국 회사"라고 분명히 밝힌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이 같은 국적논란이 항상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지난 달 25일 그룹의 강도 높은 쇄신책을 밝히는 자리에서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에 대해 재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앞서 호텔롯데의 상장은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첫 단추로 평가되지만 지난 검찰 수사 여파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신동빈 회장이 '국적논란'부터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까지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마스터키(Master Key)'로 호텔롯데 상장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약 90여개에 달하는 한국롯데 계열사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호텔롯데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 호텔롯데를 일본 롯데홀딩스와 계열사 몇몇 곳이 약 99.28%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인데 신 회장은 기업공개 즉, 한국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일반 주주 비율을 높이고 일본 지주사 지분을 희석시켜 영향력을 크게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국부유출 논란, 지배구조 고리를 끊어내는 '최소한의 비용'이란 인식 필요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호텔롯데 상장 계획에 대해 '일본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수조원 대의 상장차익은 명백한 국부유출'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일본 지주사와 연결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자 최소한의 비용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 1967년에 한국 롯데를 설립했다. 설립 자금은 일본 롯데로부터 차입금 형식으로 마련했다. 이후 유통, 호텔, 관광 서비스 등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 투입된 자금도 일본 계열사들의 조달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롯데그룹의 성장 기반을 일본 계열사의 투자금으로 다져온 셈이다. 일본 주주 입장에서는 한국 롯데는 주요 투자처인셈이고 매년 한국롯데가 벌어들인 이익 중 일정 비율의 배당금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 롯데가 일본 주주들에게 '최소한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을 때에도 롯데그룹은 '국부유출'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롯데그룹이 2014년 일본 주주사에 배당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약 341억원이다. 한국 롯데그룹 전체 영업이익 3조2000억원 중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2005년께 일본 국세청이 투자 차입금에 대한 배당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2004년까지는 전체 이익의 99%를 국내 사업에 재투자 해왔다.

롯데그룹 재무담당 관계자는 "일본 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을 국부유출이라고 하고, 이를 끊기위해 상장을 하겠다고 하니 상장차익도 국부유출이라는 비난이 있어 어떻게 하든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호텔롯데 상장,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유통 서비스 전문 기업되는 마중물

호텔롯데의 상장은 사실상 롯데 개혁의 시발점이자 대한민국 유통 서비스산업에 큰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그룹은 현재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를 끊어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책을 모색 중인데 이를 위해서는 지분 관계 청산을 위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롯데그룹 입장에서 이 정도 규모의 자금 확보는 현실적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또 순환출자 문제가 해소되면 지주사 전환이 손쉬워지게 되는데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지주사 전환만 가능해지면 투명하고 단순한 지분구조 조성과 한·일 사업 분리가 모두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기업공개가 진행되면 시장의 감시가 강화되고 회계자료 공개 등을 통해 경영투명성을 확보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동안 문제가 됐던 '폐쇄적인 경영방식'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은 단순히 그룹 내부의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와 경영방식의 변화 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신동빈 회장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롯데 그룹의 미래 사업에 적극적 투자를 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롯데그룹이 야심차게 진행 중이던 글로벌 면세사업, 호텔 및 쇼핑센터 등에 대한 사업확장과 M&A가 상장 자금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회장이 직접 "면세 업계의 삼성전자로 키우겠다"며야심찬 포부를 밝힌 롯데면세점의 경우 현재 세계 3~4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적극적인 투자와 M&A가 뒷받침 된다면 세계 1위로 발돋움하는 것도 머지 않은 일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잘못한 부분은 처벌받아야 마땅하지만 조선과 스마트폰, 철강 등 우리나라 국가기간 산업이 모두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서비스와 관광에 강점을 가진 롯데까지 주춤한다면 우리나라 경제에 또 다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다양한 문제를 일거에 해소하고 국내 경제에 큰 활력이 될 호텔롯데 상장을 관련 정부기관 및 규제기관에서 전향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