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란법 시행을 앞둔 마지막 주말이었던 지난 24, 25일 서울 근교 골프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수도권의 한 골프장은 '김영란법 시행 전에 골프 치자'는 분위기 속에 평소 주말 수용 기준인 140개 팀을 넘어 160개 팀을 부킹했다. 반면 이번 주말 부킹은 평소보다 30%나 줄어드는 등 김영란법 데드라인을 전후로 극명한 대조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김영란법' 시행의 직접적인 영향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골프장이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이른바 '부킹 절벽'이라는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상당하다. 대부분의 골프장이 당장 이번 주말부터 이같은 예약 감소를 실감하고 있으며 김영란법 시행이 본격화되면 이용객 감소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김영란법 시행 이후 골프장 이용객 중 처벌 사례가 나오면 지금보다 더 이용객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용인의 한 리조트 관계자는 "일부 영향은 있겠지만 그 정도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평일에는 언제든지 골프장을 사용할 수 있는 개인 회원들이 대부분이고 주말에 법인회원과 관련돼 있는데 주로 기업대 기업(B2B)이지 접대 비중은 크지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실제 영향을 받는지는 이번주를 지나면 구체적인 수치가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한 골프장 관계자도 "개인 회원이 많아 김영란법이 시행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 "골프장 존립 문제까지 결부시키는 것은 성급한 추측"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일부 골프장의 전망은 '그동안 접대골프가 많이 없었다'는 식의 항변을 통해 골프장 업계를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좋지 않은 시선을 감안한 발언으로 보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말 골프장에 거의 열팀 중에 서너팀은 접대성 골프라고 보면된다"면서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는 것은 너무 희망이 많이 섞인 관측"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당장 골프를 치지않는 대다수의 서민들은 골프장의 매출 타격에 무관심해 하면서도 캐디나 클럽하우스 종사자 등의 생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40대 한 직장인은 "김영란법 여파로 골프장이 문을 닫아도 대부분 사람이 살아가는데 지장 주는 것 아니지 않느냐"면서도 "그래도 애꿎은 캐디나 골프장 식당 등 관련 인력들의 고용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골프장 외에도 골프의류, 용품업계의 타격도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골프접대는 선물이 아닌 편의제공에 해당돼 강력한 처벌 대상이 돼 골프장을 비롯해 골프용품 업계 등 골프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골프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골프장뿐 아니라 골프 브랜드들도 위기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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