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5-08-20 16:24 (수)
유한양행>제일약품>녹십자…신약개발은 뒷전, 상품매출에 '올인'
상태바
유한양행>제일약품>녹십자…신약개발은 뒷전, 상품매출에 '올인'
  • 신다비 기자
  • 승인 2016.08.24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위 제약사 도입약으로 매출 올려…유한양행 70%가 상품매출
▲ 국내 제약사 상반기 상품매출 비중. 자료:금융감독원

 국내 제약사 톱 5로 분류되는 유한양행은 올 상반기 매출액의 70% 이상을 외국계 제약사들로부터 도입한 상품 매출로 채웠다. 

 
국내를 대표하는 제약사가 신약개발은 뒷전인 채 오로지 상품 매출에만 혈안이 돼 있는 셈이다. 
 
이같은 현실은 비단 유한양행뿐만 아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사들의 매출액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외국계 제약사들로 부터 도입한 품목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위 10대 제약사의 평균 매출액 3650억원 가운데 상품매출은 164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42.4%를 차지했다. 
 
'상품매출'은 다국적 제약사 등 다른 제약사가 만든 약을 도입해 팔아 얻는 수익을 말한다. 
 
상위 제약사들이 자체 개발 신약보다는 남의 제품으로 매출 실적을 올리는 빈약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상위 10대 제약사 가운데 상품매출의 비중이 가장 높은 제약사는 유한양행이었다. 
 
유한양행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6047억원으로 이 가운데 상품매출은 4348억원에 달해 상품매출 비중이 71.9%에 달했다. 매출액의 대부분을 남의 약으로 벌어들인 것이다. 
 
상품매출로 고속 성장을 지속해 온 유한양행은 도입약 위주의 빈약한 매출 구조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매년 평균 매출액의 60% 이상을 다국적제약사의 도입약에서 올리고 있어 특허가 만료되거나 계약 기간이 만료될 경우 실적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올 상반기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에서 수입한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와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 등 3개 제품의 매출액이 1600억원에 달했다.
 
'비리어드'의 매출액이 682억800만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1.2%를 차지해 가장 높았고, '트라젠타'(494억9200만원), 트윈스타(429억4700만원) 등이다. 
 
유한양행의 매출액 효자 상품인 '비리어드'는 내년에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고, 트윈스타 역시 지난 18일 재심사(PMS)기간이 만료돼 제네릭(복제약) 출시가 가능해 졌다. 이들 제품의 판권 계약이 종료되거나 다른 제약사에서 제네릭을 출시할 경우 유한양행의 실적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반면 올 상반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394억원) 비중은 6.5%에 불과해 평균 10%를 넘는 경쟁사들에 비해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유한양행은 업계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고, 매출액 기준 1위라는 성적표를 갖고 있지만 신약으로 올린 성과라기 보다는 영업력을 앞세운 상품매출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제일약품 역시 상품매출의 비중이 68.4%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다국적제약사 화이자로부터 도입한 리피토, 리리카, 쎄레브렉스 등 3개 약품의 매출액이 1171억원에 달하는 등 전체 상품 매출의 54.5%를 차지했다.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의 매출액이 68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통증치료제 '리리카'(286억원), 소염진통제 '쎄레브렉스'(198억원) 이었다. 
 
또 일본 제약사 다케다제약으로부터 도입한 소화성궤양용제 '란스톤엘에프디티'의 매출액도 152억원에 달했다. 
 
녹십자도 올 상반기 매출액 대비 상품매출 비중이 48.5%에 달한다. 다국적제약사 BMS로부터 들여온 B형 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의 영향이 컸다. 바라크루드의 상반기 매출액은 124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26.5%를 차지했다. 또 박스터로부터 도입한 혈우병A 치료제 '애드베이트'가 381억원, MSD의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가 468억원에 달한다.
 
이밖에도 JW중외제약 48.1%, 광동제약 40.9% 등이 상품매출 비중이 40%를 넘는 등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 인하와, 신약 개발 실패 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제약사들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비교적 매출을 올리기 쉬운 다국적제약사의 블록버스터 약을 가져와 팔고 있다"며 "탄탄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매출은 확보할 수 있지만 자체약을 갖고 있지 않을 경우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