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에서 첨단 훈련방식. 마인드컨트롤까지 지원 벌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에 출전한 태극전사들의 뒤에는 든든한 후원에 나선 경제계도 있었다.
기업들이 선수들의 의식주를 비롯해 경기력 향상을 위한 스마트훈련에 투자하고 출전 선수들의 심리까지 챙기는 등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원했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삼성 육상·승마·탁구·레슬링·배드민턴·태권도 ▲현대차 양궁·럭비·여자축구 ▲SK 펜싱·핸드볼·수영 ▲한화 사격·승마·골프 ▲포스코 체조 ▲롯데 골프 ▲한진 탁구 ▲CJ 골프 ▲미래에셋 골프·탁구 ▲LS 싸이클 ▲삼양인터내셔널 골프 등의 종목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수들을 지원했다.
국내 기업들은 리우올림픽 28개 종목 중 10개 스포츠협회의 회장사를 맡아 지난해 예산의 3분의 1인을 157억원을 부담했으며 국내에 프로팀이 없는 육상, 양궁, 사격 등 14개 종목에서 25개의 아마추어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기업들의 후원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런던올림픽에 이어 선수단 개·폐회식의 정장 제작을 맡았다. 태극마크에서 본 딴 색깔과 전통 한복의 동정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단복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베스트 5 단복'에 선정되기도 했다.
양궁·골프 선수복은 코오롱이 지원했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코오롱에서 개발한 친환경 항균 모기 기피 소재 '모스락'이 적용됐다. 모기에 대한 걱정 없이 경기에 집중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 대한항공은 선수단이 입을 컨테이너 2대 분량의 의류 수송을 무상 지원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들이 먹는 음식도 여러 방식으로 지원했다. 삼성은 대한체육회와 함께 코리아하우스(한국선수단 총괄지원센터) 내에 급식지원센터를 마련해 '집밥' 같은 한식을 제공했다. 현대차는 인근 식당을 빌려 상파울루에서 한식 조리사를 초빙해 언제든지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경기장과 선수촌까지 이동거리가 먼 점을 감안해 지친 선수들이 쉴 수 있는 휴식공간도 지원이 이뤄졌다. SK는 펜싱경기장 3분 거리에 40평(132㎡) 상당의 현지 아파트 한 채를 임대해 선수들이 오전 예선 종료 뒤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가 저녁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삼양인터내셔널도 대한골프협회와 함께 골프대회가 열리는 코스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아파트 두 채를 숙소로 마련했다.
현대차는 휴게실, 물리치료실, 샤워실을 갖춘 리무진 트레일러를 경기장 인근에 마련했다.
훈련과정에서도 기업들의 후원이 있었다. 세계 최강 양궁을 30여년간 후원해온 현대차는 활의 이상여부를 확인하는 활 비파괴검사, 선수의 손에 맞는 활을 위한 맞춤형 그립, 불량화살을 분류하는 슈팅머신 등 현대차의 연구·개발(R&D)기술을 양궁 장비 및 훈련에 적용했다.
펜싱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박상영 선수의 경우 SK가 영상분석관, 의무 트레이너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코치진을 꾸려 운영비 연 2억5000만원, 영상분석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구입 예산 3000만원 등을 후원했다. 또 3D 모션캡처기술을 활용해 선수의 움직임과 각도, 힘의 세기 등을 면밀히 분석했다.
사격단을 운영하는 KT는 진종오 선수를 위해 스위스 총기회사 모리니(Morini)와 함께 2년에 걸쳐 단 하나뿐인 권총을 준비했다. 아울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탄을 구하기 위해 영국, 독일, 중국 등의 실탄공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최적화된 실탄을 제공했다. 스포츠개발원과 함께 여자하키 대표팀에 생체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GPS센서 훈련도 지원했다.
체조선수단을 후원해온 포스코는 대한체육회와 함께 초당 7만장이 찍는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분석을 통해 안정적인 기술이 가능하록 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이 밖에 시합을 앞둔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지원도 있었다. 현대차는 양궁대표단에 뇌파 훈련기술인 뉴로피드백을 적용해 활을 쏘는 선수들의 뇌파와 집중도를 측정해 훈련에 반영했고 KT는 사격 등 지원 선수단에 스마트폰을 NFC태그가 부착된 운동복에 갖다 대면 음악을 들으며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선수단 전원에게 한정판 스마트폰을 지급하면서 사기진작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용우 전경련 사회본부장은 "기업들의 스포츠 후원이 각사의 특성을 살린 맞춤형 스마트 내조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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