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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 '19금' 없이 성장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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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 '19금' 없이 성장한 비결은
  • 송경진 기자
  • 승인 2016.08.21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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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웹툰 이전받는 등 성장거듭 포도트리의 중추 역할
▲ 카카오 계열사 포도트리의 황현수 이사가 판교 사무실에서 카카오페이지를 설명하고 있다. 포도트리는 초창기 사업 부진을 딛고 유료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로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목표는 콘텐츠 연매출 1000억원이다.

 카카오가 콘텐츠 유통 사업을 강화하면서 유료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 계열사 포도트리가 운영한다.

 
최근 열린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 뉴스 서비스 '뉴스톡' 도입,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 활성화 등의 콘텐츠 신사업을 소개하며 카카오페이지의 성공 사례를 언급했다. 카카오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경험을 늘려 카카오톡 플랫폼을 탄탄히 하고 카카오의 수익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카카오는 다음웹툰을 9월 1일부터 포도트리 사내독립기업으로 이전하는 등 포도트리를 콘텐츠 사업의 방향타로 삼고 있다. 
 
포도트리가 이처럼 카카오의 중추가 된 힘은 바로 카카오페이지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과 웹소설뿐 아니라 정통 문학 등을 판매하는 유료 콘텐츠 플랫폼이다. 이진수 포도트리 대표와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의 인연으로 포도트리는 카카오와 함께 2013년 4월 카카오페이지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하지만 출발은 순탄치 못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출시되자마자 해명 간담회를 열어야 할 정도로 엄청난 혹평을 받았다. 부족한 콘텐츠, 홍보 미흡, 불편한 콘텐츠 등록 시스템과 결제 방식 등이 문제였다. 
 
그러나 온갖 악재를 딛고 카카오페이지는 서비스 3년만에 하루 평균 거래액 2억5000만원을 기록하는 카카오의 알짜 콘텐츠 사업으로 발돋움했다.
 
포도트리 황현수 이사는 "카카오페이지는 매달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출시 초기의 실패가 큰 교훈이 됐다. 포도트리 직원끼리 그 때를 '흑역사'라 부를 정도"라며 "출시 당시 허영만, 윤종신 등 유명 작가를 영입했지만 카카오페이지 콘텐츠 자체가 많지 않았다. 읽을거리가 별로 없으니 이용자들이 떠나갔다"고 회고했다.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어놓으면 창작자가 알아서 콘텐츠를 올릴 것이란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던 것이다.
 
포도트리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원점부터 사업을 재정비했다. 작가와 출판사에 "다른 플랫폼에 작품을 올려도 좋으니 카카오페이지에도 작품을 올려달라"고 비독점 제안을 했다. 작가들이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판로를 조건없이 늘린 것이다. 작가들의 연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단기간·단발 계약도 활성화했다. 유료 콘텐츠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행보였다. 작가들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작품 스크린샷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용자를 겨냥한 다양한 부가 기능도 만들었다. 일정 시간 기다리면 유료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게하는 ‘기다리면 무료’, 스마트폰 액정에 맞게 콘텐츠 길이와 호흡을 쪼개는 ‘분절’, 수시로 카카오페이지 캐시를 증정하는 룰렛 형식의 이벤트 ‘캐시 뽑기’ 등으로 고정 이용자를 확보했다.
 
황 이사는 "콘텐츠 분절 기능을 도입할 때 작가들에게 '왜 쪼개느냐'고 항의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분절을 해야 모바일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부담이 줄어든다'며 설득했고, 분절 콘텐츠 매출이 좋자 이제는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분절해 글을 써주신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의 가장 큰 특징은 19금 성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대다수 유료 콘텐츠 플랫폼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성인물에서 얻는다.
 
황 이사는 "19금 콘텐츠는 매출을 올리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지만 카카오페이지는 당장 도입할 계획이 없다"며 "19금 없이도 성장해왔고, 19금 외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콘텐츠 시장을 만들어주는게 우리가 해야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콘텐츠 유통 서비스는 결국 양질의 콘텐츠가 얼마나 많이 있냐에 성패가 갈린다.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이용자는 자연스럽게 몰린다"며 "독자는 정말 보고 싶은 콘텐츠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카카오페이지는 한창 성장 단계이지만 그간의 노하우를 발판으로 웹드라마 등의 동영상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곧 의미있는 수치로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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